(서울=연합인포맥스) 22일 서울채권시장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무디스발(發) 금융시스템 위기 증폭으로 최근의 약세 분위기가 다시 꺾일 것으로 보인다.

전일 국고채 금리는 장 막판 강보합권으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장중 내내 약세 흐름이 유지됐다. 국내 기관의 현물 포지션 줄이기가 지속된 가운데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공세가 시장에 부담을 줬다.

스페인 국채 금리가 급락하는 등 유로존에 대한 우려가 일부 줄어든 것도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밤에도 스페인 금리는 추가로 하락했다.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정부채 금리 비교 화면(6543)을 보면 스페인의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9bp 급락한 연 6.54%로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국채 10년물은 1bp 정도 내린 5.75bp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부진이 강세 심리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필라델피아 연준은 6월 공장활동지수가 전월의 마이너스(-)5.8에서 -16.6으로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8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나타냈으며 애널리스트들은 0을 예상했다.

중국에서 발표된 6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도 48.1로 나와 전달의 48.4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글로벌 은행 15곳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도 강세 요인이다.

무디스는 JP모건체이스 등 신용등급을 내린 은행 상당수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해 앞으로 진행될 상황에 따라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은행별로는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이 유일하게 3단계 강등됐다.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크레디아그리꼴, 도이체방크, BNP파리바 등 10개 은행은 2단계 하향 조정됐고 뱅크오브아메리카, HSBC, RBS 등 4개 은행은 1단계 강등됐다.

글로벌 은행들의 등급 강등은 유럽 재정위기가 결국 금융시스템 위기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재정위기에 따라 건전성 강화와 디레버리징 압박에 직면한 은행들이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비용증가에 직면하면 금융시스템 붕괴 우려가 일파만파로 커질 수 있다.

채권시장 방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리스크 온 분위기가 살아나는 듯하다가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급변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국면에선 공격적인 매매는 별로 득이 될 게 없다.

일단 시장의 큰 흐름은 이달 말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담 결과에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전에는 글로벌 이슈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U 정상회담에서 스페인 국채 위기 등 유로존 위기에 대한 진정책이 나온다면 하반기 세계경제에 대한 기대치가 일거에 반전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채권 강세 기조가 나타날 수는 있으나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안전자산 쏠림 재개…美 국채가 상승, 주가 급락 = 뉴욕증시는 미국의 경제 지표부진과 유럽에 대한 우려, 골드만삭스의 경고 등 악재가 겹쳐 급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250.82포인트(1.96%) 떨어진 12,573.57에 거래를 마쳤다.

고용 등의 지표가 좋지 않았고 미국, 유럽, 중국의 제조업 지표가 모두 좋지 않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까지 고조됐다.

장 후반에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15개 글로벌 은행의 신용등급을 곧 내릴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낙폭은 커졌고 금융주들의 하락폭도 컸다.

미국 국채가격은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증폭됨에 따라 안전자산 매입세가 유입돼 상승했다. 국채 10년물은 전일보다 4bp 낮아진 연 1.618%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