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중국이 역내 채권시장을 개방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참여를 확대했지만, 여전히 역내 채권 신용등급에 대한 신뢰도가 외국인들의 투자를 꺼리게 하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은 올해 초 글로벌 중앙은행, 국유 자산운용사, 역외 장기 기관투자자 등에 역내 채권시장에 대한 접근을 완전히 개방했다.

그러나 시장이 개방된 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중국 채권시장의 규모에 비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라는 게 SCMP의 설명이다.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로 위안화가 추가 절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과 디폴트가 증가하는 등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보다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채권에 평가된 신용등급이 해당 채권의 위험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채권 투자업체 SC로이의 제이미 타델리스 공동창립자는 "신용등급을 투자 기준으로 삼아온 많은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는 신용등급에 대한 불신이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도 해외 투자자들의 본토 채권 투자는 정부, 준정부기관, 정책 은행 등이 발행한 채권 등에 집중될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역내 회사채 등급 평가에는 익숙하지 않아 이를 꺼리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크레디스위스(CS) 분석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96%가 중국 현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 'AA-' 이상의 등급을 받았다. 이는 대다수 채권이 투자하기에 매우 안전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들 중 2.2%에만 유사한 평가를 했다.

타델리스는 전반적으로 중국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고평가돼 있어" 같은 기업이 발행한 역내 채권과 역외 채권 간에 상당한 괴리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신평사로부터는 역내 채권이 투자등급을 부여받았지만, 해외 신평사로부터는 같은 회사의 역외 채권이 정크 등급으로 부여받은 경우가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중국 3대 부동산 회사, 중국만과, 항대부동산, 보리부동산 등은 모두 중국 신평사로부터 'AAA'등급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홍콩에서 채권을 발행할 때는 이보다 훨씬 더 낮은 등급을 부여받았다.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신용등급에 대한 불신은 양호한 신용등급에도 디폴트에 직면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수차례 디폴트를 낸 동북특수강그룹은 중국 주요 신평사들로부터 첫 디폴트에 직면하기 직전까지도 'AA'등급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작년 9월 회사는 돌연 재무정보 공개를 중단했고, 회장은 올해 3월 첫 디폴트를 며칠 앞두고 돌연 자살했다.

무디스의 이반 청 중화권 신용평가 담당 부이사는 기업의 신용이 하락하면 투자자들에게 경고하기 위해서라도 채권 등급이 사전에 투자등급에서 투자 부적격등급으로 강등돼야 하는 과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디스에 따르면 1983년부터 2015년까지 디폴트에 처한 글로벌 기업들은 디폴트 전 평균 2년간 'Caa2' 등급으로 평가받았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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