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4거래일 만에 재차 1,160원대를 뚫고 올랐다.

유로존 정상회담을 앞두고 유럽 이슈들에 대한 해결책 모색이 이어지고 있으나 위험회피 심리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양상이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5일 달러-원 환율이 1,160원대로 오른 배경으로 그리스 긴축안 재협상에 따른 유로 약세,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증시 하락, 우리나라 하반기 경제전망치 하향 조정 등을 꼽았다.

▲그리스, 구제금융안 이행 우려 = 우선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시장 불안을 유발했다.

신민당, 사회당, 민주좌파 등 그리스 연립정부를 구성한 3당은 일부 긴축 조치를 축소할 계획과 구제금융 조건 재협상을 내세웠다.

이에 지난 재총선 결과 '구제금융 지지 정당'의 색깔을 가진 신민당이 1당을 차지하면서 완화됐던 투자심리가 다시 불안해졌다.

특히 유로화는 1.25달러로 재차 하락하며 달러 매수를 부추겼다. 외환시장 시선은 오는 28일 예정돼 있는 EU정상회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코스피 비롯한 亞증시 약세 =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달러 매수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스피는 1% 이상 급락했고 일본, 홍콩, 대만, 중국 증시도 하락세를 보였다. 호주 증시 역시 1%대 하락폭을 기록중이다.

특히 개장 초반부터 삼성전자 주가가 미끄러지면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2천억원 이상 나타나고 있는 점도 달러-원 환율에 영향을 줬다.

A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삼성전자 급락으로 증시가 하락하면서 달러-원 환율도 급등하는 양상"이라며 "현재 이미 5원 가까이 올랐기 때문에 상승폭은 제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하반기 국내 경제전망 악화 = 한국의 하반기 경제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도 국내 펀더멘털 우려로 이어지며 달러 매수에 한 몫했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것임을 내비쳤다.

한 한은 관계자는 "IMF가 전망한 성장률 3.25% 정도면 좋게 본 것"이라며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3.4%에서 3.0%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서울외환시장에서도 국내 펀더멘털 약화로 인식되며 달러 매수에 힘을 실었다.

B은행의 또 다른 외환딜러는 "주식시장이 하락한 상황에서 하반기 경기 전망도 좋지 않다"며 "이에 달러-원 환율도 상승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1,150.00~1,175.00원 박스권 유효 = 외환딜러들은 이달말까지 달러-원 환율이 1,150원대에서 1,170원대까지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화가 당장 1,170원대로 치고 오르지는 않겠으나 상승 리스크가 남아있다.

월말까지 그리스 긴축안 재협상 이슈, EU정상회담, 유럽은행권 자본확충 시한 등 굵직한 유로존 변수가 대기중인 만큼 마음놓고 달러를 팔지는 못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C은행의 또 다른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아직 방향성을 확고히 하지 못한 상태에서 반기말 네고, EU 정상회담도 있어 위로 많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1,150.00~1,175.00원 박스권은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은행의 다른 외환딜러는 "월말네고도 있기는 하나 아무래로 유럽은행권 자본금 확충시한이 이번 주까지이고 이란산 석유보험중단도 이번 달까지여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1,150원대~1,170원대 레인지가 가능할 것"이라며 "1,180원대 저항이 워낙 강했기 때문에 오르더라도 1,170원대가 레인지 상단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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