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애플이 아이폰7 시리즈까지 공개하면서 하반기 나올 예정이었던 주요 패블릿(대화면 스마트폰)이 모두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상향 평준화가 진행됨에 따라 눈길을 사로잡는 혁신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지만, 고객들의 마음을 끌기 위한 삼성전자나 LG전자, 애플의 고민이 엿보였다.

9일 업계 전문가들은 출시 초기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던 삼성의 갤노트7이 배터리 화재 사고로 전량 리콜을 단행하고, 애플이 내년 아이폰 10주년을 앞두고 변화를 아껴둔 상황에서 올해 출시한 아이폰7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면서 진짜 승부는 내년에나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HMC증권의 노근창 연구원은 "하반기 삼성과 애플의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교체 수요가 다음 플래그십으로 이연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과 애플의 실질적인 진검 승부는 2017년 갤럭시 S8과 아이폰7S가 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노 연구원은 3분기와 4분기 아이폰7과 7플러스 출하량은 갤노트7 리콜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대비 소폭 증가한 8천2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이폰 출시 시기를 전년보다 앞당겨 9월 16일에 출시할 예정이지만 큰 폭의 성장을 견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아이폰7의 주요 구매층은 교체주기(2년)에 진입한 기존 애플 사용자가 대부분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애플 쪽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신규 고객이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2년 전인 지난 2014년 9월 출시된 아이폰6와 6플러스의 경우 출시 3일 만에 1천만대가 팔렸다. 아이폰7의 초기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애플은 아이폰7 시리즈의 선주문이 가능한 국가를 28개국으로 지난 아이폰6S 때의 12개국보다 2배 이상 늘렸다.

이 때문에 초기 판매량이 과거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은 "초기 판매는 수요가 아닌 공급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면서 이번에는 선주문 규모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애플이 아이폰7으로 새 고객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아 보이는 만큼 갤노트7 리콜에 따른 반사이익 규모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의 갤노트7은 250만대 전량 리콜을 결정함에 따라 판매량 전망치가 잇달아 하향 조정됐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올해 갤노트7 글로벌 판매 예상치를 당초 1천400만대에서 1천만대 이하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리콜로 브랜드 이미지가 악영향을 입을 것으로 보이고 소비자들의 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A는 또 리콜과 갤노트7 판매 감소로 삼성의 매출이 50억달러(한화 약5조4천65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올해 삼성 총 모바일폰 총 매출의 5~6% 수준이다.

LG전자의 V20은 아이폰7이나 갤노트7과 다른 차별화로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V20의 전작인 V10이 지난해 최고의 스마트폰 카메라였고, V20이 그런 명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V20이 일반적인 소비자가 아닌 파워유저들의 스마트폰이라고 평가했다.

오디오와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점, 내구성을 높인 점 등이 해외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SA도 "LG가 고성능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고품질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카메라를 제공한다는 브랜드 인지도를 제고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말했다.

SA는 "다만 하이파이 쿼드 DAC(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을 채용하고 뱅앤올룹슨(B&O)과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오디오 기술로 V20가 지금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작보다 더 얇고 가벼워진 것은 확실히 더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V20은 갤노트7이 10개국에 먼저 출시하고 아이폰7이 30여개국에서 선주문을 받는 것과 달리 한국과 미국 등에서만 먼저 출시되고 이후 유럽 등에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LG V20가 공략하는 시장은 훨씬 제한적인 것이다.

동부증권 권성률 연구원은 "V20은 연말까지 80만대 수준이 판매될 것이며 (스마트폰 사업부인) MC사업부의 실적을 반전시킬 정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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