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자산운용사들이 대주주를 중심으로 대규모 배당금을 지급하자 높은 배당성향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부진한 펀드 수익률에 투자자는 손실을 보고 있지만 자산운용사는 '배당 잔치'를 통해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아 제기됐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모자산운용은 지난 3월 당기순이익 71억원의 두배가 넘는 165억원을 배당금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배당성향은 232%다.

한국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운용 역시 각각 345억원, 15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양 사의 배당성향은 각각 90%, 130%다.

특히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배당금은 지난 2005년 회사 통합 이후 최대 규모다. 한국투자밸류운용은 지난해에 비해 배당금은 줄었지만 당기순이익을 상회하는 수준에서 배당금이 책정됐다.

삼성자산운용과 알리안츠자산운용 역시 각각 234억원, 120억원의 배당금 지급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양 사의 배당성향은 75%다.

자산운용사의 배당금은 대부분 최대주주의 몫으로 돌아갔다.

코스모자산운용의 스팍스그룹,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금융지주,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증권이 '배당잔치'의 주인공인 셈이다.

A운용사 관계자는 "중소형 운용사와는 달리 한국, 삼성, KB 등 금융지주 또는 대기업 계열 운용사들은 그간 결산배당 또는 중간 배당을 통해 최대주주에게 높은 배당금을 책정해 온 게 사실"이라며 "펀드 손실은 투자자가, 배당 이익은 최대 주주가 챙겨온 셈"이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지적에 해당 운용사 관계자들은 자산운용사의 배당금 지급은 다른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B운용사 관계자는 "계열사에 불과한 운용사 배당금 책정은 모회사에서 결정하는 문제"라며 "펀드 손실을 경영 이익금으로 대체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현금 유보가 필요 없는 만큼 일반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으로 운용사의 배당성향을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모회사 차원에서도 되도록 사회 기부나 그룹 내 성장을 위한 방편으로 순익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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