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은CR리츠를 적극 활용,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던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효과적으로 털어낼 수 있었다.
2009년 3월 우투하우징 1호에 160 세대를 넘긴 것을 시작으로 KB부동산신탁의 플러스터 등 CR리츠 3곳에 모두 1천612세대의 지방 미분양을양도했다.
분양가 기준으로 5천억 원대의 대형 자산이었지만 미분양이라는 딱지 때문에 70% 정도밖에 인정받지 못했다. 지원받은 유동성과 분양가의 차액은 고스란히 적자로 장부에 기록됐다.
아픈 결정이었지만 미수금 공사비가 수천억 원에 이르러 회사에 대한 의심의 눈길을 거두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우투하우징 1호에서 370억 원, 우투하우징 3호에서 1천 616억원, 플러스터 2호와 3호에서 1천300억 원의 자금이 공급돼 현금흐름을 개선할 수 있었다.
미분양 양도 차액을 적자로 먼저 반영한 것은 우발채무를 제거한 것으로 인정받아 시장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었다.
결단을 내리니 운도 따랐다.
2009년 이후 지속적인 침체에 시달린 수도권과 달리 지방 아파트 시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KB부동산 시세 기준으로 2012년 5월 대구 아파트 가격은 2009년 대비 23.5% 올랐고 경북 구미도 20% 상승했다. 두 지역은 100세대 이상의 미분양 아파트가 있던 사업장이다.
이에 힘입어 우투하우징 1호에 넘겼던 160세대와 플러스터 2호와 3호에 양도한 802세대 등 모두 962세대의 미분양을 매각 완료했고, 우투하우징 3호가 처리 중인 650세대는 95% 매각 완료됐으며 나머지 5%는 잔금 납입 완료만 남겨 놓는 등 모두 처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CR리츠를 통해 악성 미분양을 모두 털어내는 과정에서 현금흐름이 좋아졌고 회사의 신뢰도도 높아지는 등 여러가지 효과를 봤다"며 "국내 주택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려면 시장 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도약을 위한 체력은 충분히 다져놓은 셈"이라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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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승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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