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유경 한재영 기자 = 올해 취임한 증권사 '새내기' 최고경영자(CEO)들의 행보에 업계 관심이 쏠린다.

출근 시간을 앞당기고 근태(勤怠) 관리를 강화하는가 하면 고위 임원들이 대폭 물갈이되는 등 새로운 CEO를 맞은 증권사에 새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기대반 우려반' 동양證 이승국 사장 = 취임한지 한 달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동양증권의 분위기는 아직까지 조용하다.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 구체적인 변화 움직임도 현재까지는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다만 이승국 사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출근 시간이 기존 8시30분에서 30분 앞당겨지는 등 분위기는 다소 얼어붙어 있다는 게 내부 직원들의 전언이다.

동양증권의 한 팀장급 인사는 "변화라고 한다면 출근시간이 당겨진 정도"라며 "아직까지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기대반 우려반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매각설 등으로 흐트러진 내부 분위기를 어떻게 다잡고 고쳐 나가느냐도 이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다만 동양증권 고유의 조직 분위기를 이 사장이 얼마나 잘 유지하며 추스르느냐가 관건이다.

이 관계자는 "동양증권 사장 자리에 외부 인사 출신이 온 것이 상당히 이례적이지 않냐"며 "현대증권 출신의 이승국 사장이 추진하는 변화의 강도가 지나치게 셀 경우에 대한 우려도 큰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 사장이 새로 오고 구체적인 변화는 없으나 곧 새로운 카드를 내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일단은 서로 눈치를 살피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상필벌' 강대석 신한금투 사장 = 신한금융투자는 CEO가 교체된 증권사들 중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직 개편과 실적 중심의 업무 평가 등 쇄신 드라이브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취임 일성으로 신상필벌을 강조했던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이 내놓은 첫 작품은 '고객 수익률로 평가한다'는 원칙이다.

강 사장은 지난 2월 취임 당시 "성과에 따른 인력 재배치와 신상필벌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한금투가 몇 해 만에 많이 추락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강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의 의지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직원 평가 뿐 아니라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직원들 역량 강화와 조직 개편에도 쇄신 드라이브의 방점은 찍혀 있다.

신한금투의 한 고위 임원은 "강 사장이 온 뒤 분위기 자체가 능동적ㆍ적극적으로 바뀌었다"며 "특히 투자은행(IB) 파트처럼 신한금투의 성장동력으로 삼은 분야에서 과거보다 인력 스카우트도 활발하고, 영업 활성화 움직임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는 "변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어 조직원들의 긴장감도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출범한지 다섯달째인 CIB(기업투자금융ㆍCorporate investment bank) 체제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데도 각별한 신경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투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IB파트의 자체적 역량 강화뿐만 아니라 이를 시장에서 소화해내는 세일즈와 시장분석을 위한 리서치 등도 IB와 같은 수준의 역량을 갖추라는 것이 강 사장의 주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IB파트에서는 특히 채권 부분을 강화하고 있고, 세일즈팀은 더욱 세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IB와 세일즈, 리서치 간 유기적 체계를 탄탄히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원 교체ㆍ채권 강화…김신 현대證 사장 = 올해 초 김신 사장을 새 CEO로 맞은 현대증권의 변화도 만만치 않다.

특히 본부장급 임원의 교체와 신규 영입이 두드러진다.

김 사장 취임 이후 현대증권은 캐피탈마켓부문장과 트레이딩본부장, 국제영업본부장, 고객자산운용본부장이 교체됐다. 현대그룹 출신의 장두일 상무가 이끌던 고객마케팅본부는 기존에 있던 고객마케팅부로 조직이 축소됐다.

이 외에도 멀티스트레티지부장(상무보), 에쿼티솔루션부장(이사대우), 채권금융부장(이사대우)을 새로 영입해 조직을 확장하는 등 '임원 교체'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중 성기철 신임 트레이딩본부장과 한정덕 에쿼티솔루션 부장은 김 사장과 같은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 출신이다.

우리투자증권에 있던 성철현 캐피탈마켓부문장 영입도 김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김신 사장 취임 이후 실무진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는 등 의사결정 과정을 단순화한 점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대증권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투자회의도 많고 의사결정이 다소 고루한 편이었는데 김 사장이 온 뒤 업무 실무자와 해당본부에 권한을 많이 부여했다"며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 점은 특히 IB파트에 큰 지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 면에서도 '채권맨' 출신 김 사장답게 채권 부문 조직 역량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현대증권은 지난 4월 장외파생본부를 신설하고 채권사업본부를 재편하는 등의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멀티스트레지부와 채권금융부를 신설한 점도 눈에 띈다.

현대증권 한 임원은 "채권 파트는 새로 조직이 신설되고 전문가 영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면서 "기존에 현대증권이 파생 쪽에서 약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러한 과정에서 김 사장이 몸담았던 회사 출신의 전문가들이 일부 영입된 측면이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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