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3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세계 원유 공급과잉 우려로 유가가 급락한 데 따라 1% 넘게 하락했다.

유가는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와 내년 원유 수요가 기존 전망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해 공급과잉 우려를 부추긴 데 따라 3% 급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 등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불안과 현재 가격 수준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에 내렸다.

달러화는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면 이달 기준금리 인상 불씨가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와 유가 하락에 따른 원자재 통화 약세, 미 국채수익률 상승 등으로 올랐다.

다음 주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해 연준 위원들의 공식 발언은 없었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 이사의 비둘기파 발언 이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9월과 12월의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을 15%와 45%로 낮춰 반영하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소기업들의 신뢰도는 경제 개선에 대한 기대 약화로 예상 밖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8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94.6에서 94.4로 소폭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94.7을 하회한 것이다.

레드북리서치는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9월 두 번째 주)의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WSJ 조사치는 0.4% 감소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8.32포인트(1.41%) 하락한 18,066.7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02포인트(1.48%) 내린 2,127.0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63포인트(1.09%) 낮은 5,155.2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폭을 확대했다.

유가가 3% 하락세를 보이며 에너지 관련주를 끌어내린 것이 증시에 부담 요인이 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완화된 데 따라 금융업종이 약세를 보인 것도 증시 하락에 일조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업종이 3% 가까운 하락세를 보이며 가장 큰 내림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도 금융업종과 통신업종, 소재업종이 2% 가까이 하락했고, 유틸리티업종과 산업업종, 소비업종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나타냈다.

애플의 주가는 미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등이 아이폰7의 사전예약 주문이 4배가량 증가했다고 밝힌 이후 2.5% 상승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의 주가는 맥쿼리가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내린 데 따라 2.9% 떨어졌다.

프리포트 맥모란의 주가는 에너다코석유에 일부 자산을 매각한다는 소식에 8.3% 급락했다.

JP모건의 시가총액은 웰스파고 시가총액을 넘어서며 은행업종 대장주로 올라섰다. 웰스파고의 주가는 3.2% 급락했고, JP모건의 주가는 0.8% 하락했다.

시장은 이날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위원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지 않은 가운데 유가 움직임과 경제지표 등을 주목했다.

연준 위원들은 다음 주 20~21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일주일 앞두고 통화정책 관련 발언을 자제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했다.

미국 소기업들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투자 심리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개장 전 발표된 지난 8월 미국 소기업들의 신뢰도는 경제 개선에 대한 기대 약화로 예상 밖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전미자영업연맹(NFIB)은 8월 소기업 낙관지수가 전월 94.6에서 94.4로 소폭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94.7을 하회한 것이다.

소기업들은 미국 고용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경제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이에 따라 많은 경제학자는 소기업에서 고용과 임금 추세의 실마리를 찾는다.

레드북리서치는 지난 10일로 끝난 주간(9월 두 번째 주)의 미국 소매판매가 전월 동기 대비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WSJ 조사치는 0.4% 감소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가 하락과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일부 불확실성을 일으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연준 위원들의 금리 인상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FOMC가 끝날 때까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연준 통화정책 결정에 대한 우려와 원자재 가격 하락은 이날 시장 변동성을 키웠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17.74% 상승한 17.85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7/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6.1bp 상승한 연 1.732%에 거래됐다.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가 있었던 지난 6월23일 이후 가장 높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3bp 오른 0.804%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7.3bp 높아진 2.469%를 보였다. 이날 수익률 마감가도 브렉시트 이후 가장 높았다.

국채가격은 전일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의 비둘기 발언에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데다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기조 변화 가능성, 채권가격 고평가 논란, 오후 예정된 30년물 입찰 부담으로 하락 출발했다.

전일 이후로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9월과 12월의 기준금리 25bp 인상 가능성을 15%와 45%로 낮춰 반영하고 있다.

지난주 ECB에 이어 다음 주 통화정책 결정에 나서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완화 의지가 약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독일 국채가격을 하락시키는 등 세계 채권시장에서 매도 우려를 키웠다.

앞으로 중앙은행발 유동성이 덜 풀린다면 그동안 전 세계 채권의 강세장을 이끌던 요인이 하나 사라지기 때문이다.

채권시장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주목받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설문에 따르면 펀드매니저의 54%가 채권과 주식이 모두 과대평가됐다고 응답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투자자들의 평균 현금 비중이 5.5%로 올라, 2013년 '테이퍼 텐트럼' 이후 최고치에 근접했다.

BOA메릴린치는 또 9월에 연준과 BOJ가 채권 변동성을 줄이는 데 실패한다면 투자자들은 위험자산 중에서 채권에 충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하지만 세계 경제 성장이 약한 데다 물가 침체가 지속하고 있다며 또 여전히 일본이나 유럽대비 높은 금리 수준은 미 국채에 대한 매수세를 지속하게 할 요인이라고 꼽았다.

소시에테제네랄의 앤소니 크로닌 거래자는 "최근 채권 수익률의 상승은 거짓 신호일 수 있다"며 "하지만 마이너스(-)금리와 저금리 현상이 순전히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의 결과일 뿐이고, 이 정책이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을 상기해준다"고 분석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30년물 입찰에서 수요가 약한 것이 확인되자 낙폭을 더 확대했다. 2년과 10년물 국채수익률 차이도 브렉시트 후 가장 벌어졌다.

미국 재무부는 120억달러 어치의 30년만기 국채를 연 2.475%에 발행했다. 입찰 직전은 2.458%였다. 입찰 수요 강도를 나타내는 응찰률은 2.13배였다. 해외 중앙은행 등 간접입찰자들의 낙찰률은 57.9%로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직접 입찰자들의 낙찰률은 4.6%로 수년래 가장 낮았다.

입찰 후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지난 6월3일 이후 최고치인 1.752%까지 올랐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연준 위원들이 올해 말 전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신호를 계속 보낼 여지가 있다며 채권 수익률의 추가 상승 가능성을 주목했다.

힐탑증권의 마크 그랜트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1.69%를 웃돌면서 저항대를 뚫고 올랐다며 기술적으로 위험 신호가 켜졌다고 경고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7월초 1.366%에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2.273% 수준을 보였다.

레이몬드제임스의 케빈 기디스는 "연준이 자신의 의도를 명확하게 알릴 때까지 연준의 명확성 부족은 채권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13일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2.55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82엔보다 0.73(0.71%)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1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34달러보다 0.0016달러(0.14%) 낮아졌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5.04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4.42엔보다 0.62엔(0.53%) 올랐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318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3339달러보다 0.01449달러(1.09%) 하락했다.

달러화는 전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의 비둘기 발언에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엔화에 오르고, 유로화에는 보합을 보였다.

파운드화는 물가가 올랐으나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면서 달러에 하락했다.

영국의 지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0.6% 상승했다. 전년 대비 CPI 상승률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망치인 0.7%를 소폭 밑돌았다. 8월 CPI는 전월로도 0.3% 오르는 데 그쳐 예상치인 0.4%를 밑돌았다.

외환 전략가들은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돼 다음 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연준 위원들 연설이 없지만 이번 주 대기한 경제지표들이 좋게 나온다면 9월 인상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웨스턴유니언의 조 마님보 선임 전략가는 "시장의 다수는 연준이 올해 후반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았다"며 "브레이너드 이사의 발언이 비둘기파적이었지만 달러의 의미 있는 하락을 만들지는 못했다"고 분석했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포렉스닷컴 기술 분석가는 "오늘부터 블랙아웃 기간이 시작됐다"면서 "이번 주말(16일)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일부 경제지표가 이전보다 더 큰 쟁점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원유 수요 전망치 하향 조정 영향으로 하락한 것이 원자재 통화대비 달러 강세를 부추기기도 했다.

커먼웰스포린익스체인지의 오메르 에시너 수석 시장 분석가는 "오늘 명확하게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있다"며 "이는 달러에 수혜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이번 주 목요일(15일)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앞두고 나오는 고용과 소매판매 지표가 약하면 강도 높은 통화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파운드화 약세를 심화했다.

CIBC의 제레미 스트렛치 전략가는 "영국 경제지표들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파운드화는 1.3150달러로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30년물 미 국채입찰에서 발행금리가 높게 결정되자 달러 표시 자산에 대한 매력이 커질 것이라는 희망으로 유로화에 반등하고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오름폭을 확대했다.

템퍼스의 후안 페레즈 외환 거래자는 "역사적으로 선진국 대부분의 저금리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를 늘린다"며 "이는 달러를 채권 수익률에 아주 민감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페레즈는 "달러와 채권 수익률 간의 단순한 정의 상관관계는 전 세계적인 저금리의 결과물이다"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39달러(3%) 하락한 44.90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일주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에너지정보청(EIA)이 올해와 내년 원유 수요가 기존 전망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해 공급 과잉 우려를 부추긴 데 따라 내림세를 보였다.

EIA는 월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하루 원유 수요 전망치를 기존보다 10만 배럴 낮춘 130만배럴 증가로 제시했다. 내년 수요는 기존전망보다 20만배럴 낮은 120만배럴 증가로 예상했다.

EIA는 원유 수요 증가세가 급격하게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하루 원유 수요는 230만배럴을 나타냈지만 올해 1분기 원유 수요는 160만배럴로, 2분기에는 140만배럴로 감소했다.

원유 수요 둔화 전망에도 원유재고 증가세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EIA는 이 같은 수요와 공급 구조가 앞으로 몇 달 동안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며 따라서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증가 속도가 수요 증가 속도를 앞서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IA는 지난달 전망에서는 올해 남은 기간 전반적인 수요와 공급 상황이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예상했고 재고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14일(현지시간) 오전에는 EIA가 주간 원유재고를 발표한다.

S&P 글로벌 플랫츠는 지난주 원유재고가 33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는 산유국들이 시장 안정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가운데 지난 몇 달 동안 40~50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은 이달 말 알제리 국제에너지(IEF)에 참석해 산유량 동결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유의미한 합의가 도출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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