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7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대한 경계 심리와 절대금리 레벨에 대한 부담이 맞물려 방향성 없는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EU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치는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아지면서 채권시장의 강세 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월말 경기지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보여주는 6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1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심리지수(CSI)를 합성한 경제심리지수(CSI) 역시 이달에 4포인트 하락한 97로 집계됐다.

5월 광공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에도 미미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14개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5월 광공업생산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 감소로 국내 실물경기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처럼 강세 재료가 적지 않지만,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내릴 여건은 못된다. 고질적인 레벨 부담이 매수 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점차 약해지는 분위기다.

전날 한국은행이 공개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상당수 금통위원이 금리정상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나타났다. 신임 금통위원들 대부분이 비둘기파적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매파적 발언이 주를 이룬 것으로 확인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도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 한, 적어도 다음달 중 금리인하는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美 주가.금리 소폭 상승 = 간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주택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2.01포인트(0.26%) 상승한 12,534.6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주택시장에서 양호한 지표가 나옴에 따라 투자심리가 호전돼 상승했다.

미국의 20대 대도시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S&P/케이스쉴러 지수는 지난 4월 전월대비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주택가격이 상승했으나 상승 추세가 시작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면서 주택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년동월과 비교하면 1.9% 하락해 전달의 2.4%보다 낙폭이 크게 줄었다.

이날 뉴욕증시는 주요 외신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유로존의 부채 부담 공유에 대해 반대했다고 보도함에 따라 한때 약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 외신은 메르켈 총리의 발언을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전달받은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주가는 낙폭을 이내 회복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의회 비공개 연설에서 "내가 살아있는 한" 유로존 부채 분담은 있을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이런 발언이 반농담이었으며 평소 메르켈 총리의 전형적인 발언 형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이날 모두 단기 국채를 발행했으나 이전 입찰 때보다 조달금리가 급등했다.

미국 국채금리도 소폭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bp 오른 연 1.633%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c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