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이란이 한국산 제품 수입을 전면 중단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對) 이란 수출입 관련 기업들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 지 관심이 쏠린다.

유럽연합(EU)은 내달 1일부터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행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의 이란산 원유 도입은 전면 중단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흐마드 마수미파르(Ahmad Masumifar) 주한 이란 대사가 27일 "한국이 이번 조치를 실행하면 이란도 한국산 제품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양국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단 이번 조치가 이란을 상대로 하는 국내 수출입 기업의 수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정적 투자 심리를 유발해 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내리는 데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들은 수출대금 회수에 차질이 생기는 등 피해가 상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이란이 국내 석유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3% 수준으로 비중이 가장 큰 사우디아라비아의 3분의1에도 못 미친다.

박혜연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석유 수입이 50% 감소할 때 영업이익은 5%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이란의 원유가 다른 지역 원유에 비해 품질이 좋지 않아 이 정도의 영향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 원유 수입이 줄어든다 해도 두바이유와 같은 고품질 원유 투입 비중이 증가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고급 제품 생산량이 증가해 원가 상승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란을 상대로 하는 국내 수출 기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자동차 등 완성품 제조업체들의 대외 수출 비중이 높지만 이란 개별 국가에 대한 수출 규모는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헌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 투자 심리에는 부정적일 수 있다"면서도 "유럽과 중국, 미국과 같은 국가의 자동차 수출 비중이 워낙 커 실질적으로 수익에 차질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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