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미주 본부 = 16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소비자물가(CPI) 상승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명분이 강화됨에 따라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호조를 보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부각돼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CPI가 월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커졌음에도 다음 주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결정 불확실성으로 단기물은 내리고, 장기물은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이란과 나이지리아 등 일부 국가의 원유 수출 증가 등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에 하락했다.

이날 나온 지표 중 CPI가 기준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할 것이라는 이유로 주목받았다.

미 노동부는 8월 CPI가 전월 대비 0.2%(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1% 상승을 웃돈 것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8월 소비자물가는 0.3% 상승해 월가 기준으로 지난 2월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상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1% 상승했고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2.3%나 상승했다.

다만, 미국의 9월 소비자태도지수는 미국인들의 예상보다 적은 소득 영향으로 지난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9월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과 같은 89.8이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0.5를 하회한 것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금리 인상 가능성을 15% 반영했다. 11월과 12월 25bp 인상 가능성은 각각 20.8%와 42.6%를 나타냈다. 12월 인상 가능성은 전일 39.6% 대비 높아졌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8.68포인트(0.49%) 하락한 18,123.80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8.10포인트(0.38%) 내린 2,139.1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2포인트(0.10%) 낮은 5,244.5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이날 발표된 물가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다.

도이체방크 대규모 벌금 소식에 주요 은행주가 내림세를 보인 것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개장 전 발표된 지난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상승세를 보여 수년간의 둔화세를 벗어나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업종별로는 금융업종이 0.91%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에너지업종과 산업업종, 소재업종, 기술업종 등 대부분의 업종이 내림세를 보인 가운데 헬스케어업종과 유틸리티업종만 강세를 나타냈다.

도이체방크가 미국에서 대규모 벌금을 부과받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에서 8% 넘는 급락세를 보인 데 따라 미국 은행주들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미국 법무부는 도이체방크에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부실채권을 안전한 것처럼 판 혐의로 140억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가는 각각 1% 넘는 하락세를 나타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의 주가는 올해 3분기 매출 전망치 상향으로 3% 급등했다.

인텔은 이날 실적 중간 업데이트를 통해 3분기 매출이 153억~159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존에는 144억~154억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인텔은 PC 수요 증가 예상 등이 매출 전망치 상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주가는 금융기관들의 목표가 상향조정이 이어지며 0.6% 상승했다. 애플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레이몬드 제임스가 애플의 목표가를 기존 129달러에서 139달러로 상향했고, 캐너코드 제뉴이티는 120달러에서 140달러로 올려잡았다.

씨티그룹의 주가는 골드만삭스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한 영향으로 1.4% 내렸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다음 주 예정된 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지 않지만, 올해 언젠가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약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물가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다며 연준이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5.71% 내린 15.3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1/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0.2bp 내린 연 1.701%에 거래됐다. 한 주간 3bp가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4.0bp 오른 0.778%를 나타냈다. 3주 내 가장 큰 일중 오름폭이다. 한 주 동안 1.2bp가 빠졌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내린 2.449%를 보였다. 이번 주 5.8bp가 올랐다.

국채가격은 전일 하락에 따른 저가매수로 개장 초 올랐다가 8월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올해 기준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함에 따라 장기물은 오름폭을 가파르게 줄였고, 기준금리에 민감한 단기물은 하락했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물가가 12월에 2.5%에 도달하고 내년에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웰스파고펀드의 짐 코캔 전략가는 연준이 다음 주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CPI는 기준금리가 1년 후에는 1%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또 다음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결과를 내놓는 일본은행(BOJ)의 역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선택 가능성도 장기물 고평가 우려와 함께 미 국채시장에 영향을 끼쳤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BOJ가 수익성 악화를 겪는 시중은행을 위해 단기 금리는 인하하면서도 장기물 채권 매입을 줄여 장기물 금리 상승을 유도하는 일종의 역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통해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만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안 린젠 전략가는 BOJ가 수익률 곡선을 가파르게 만들려는 영향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미 국채시장은 최소한 2차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주말을 앞둔 영향으로 게걸음 장세를 보였다.

다른 전략가들은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향후 2주 동안 나오지 않기 때문에 연준이 이날 CPI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을뿐더러 시장에서도 파장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PCE 가격지수는 4년여 동안 연준의 물가 목표치 2%를 밑돌았다.

악사인베스트먼트매니저의 크리스 이고는 채권시장은 양적완화(QE) 이후 새로운 물가에 대한 균형점을 찾아야만 할 것이라며 채권가격은 비싸고, 수익률 곡선은 평탄해서 물가가 바닥을 치고 오를 때마다 무서운 채권 매도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데이비드 슈나우츠 전략가는 "8월 CPI는 FOMC에서 경기부양적인 통화정책을 제거하자는 매파 위원들을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략가들은 포르투갈이 두 번째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있다는 우려로 포르투갈 국채수익률이 급등한 점도 주목했다. 10년 만기 포르투갈 국채수익률은 6.4bp 상승한 3.479%, 같은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3bp 내린 0.003%에서 거래됐다.

슈나우츠 전략가는 포르투갈이 여기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면 이는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매수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2.26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2.06엔보다 0.19엔(0.1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15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42달러보다 0.0086달러(0.77%)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4.1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4.72엔보다 0.62엔(0.54%) 밀렸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3002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2337달러보다 0.02317달러(1.78%) 낮아졌다.

달러화는 전일 부진했던 지표들과 달리 8월 CPI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이면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해 줌에 따라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에 가파르게 올라 출발했다.

이는 연준의 전망이 실현되고 있다는 주장에 설득력을 더해줬다. 지난 7월 연준은 FOMC 성명에서 물가가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단기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중기적으로 2%를 향해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음식과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변화가 없었다. 주거비용과 메디칼캐어, 의류 등의 가격은 일제히 올랐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물가가 12월에 2.5%에 도달하고 내년에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웰스파고펀드의 짐 코캔 전략가는 연준이 다음 주에 금리를 인상한다고 예상하지는 않았지만 이날 CPI는 기준금리가 1년 후에는 1%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다음 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결과를 내놓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결정 불확실성도 주목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자문인 혼다 에쓰로 주스위스 일본 대사는 BOJ가 금리를 더 낮추는 것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 수익성을 줄여서 은행주의 대량 매도를 촉발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체 도쿄 증시를 끌어내린다고 그는 진단했다. 그는 또 단기와 장기 금리 차가 은행과 다른 금융기관에 타격을 줄 정도로 더 좁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시에테제네랄은 BOJ의 결정을 앞두고 시장이 굉장히 신중하다며 다만 다음주 결정과 상관없이 장기적으로는 추가 통화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하다고 진단했다.

씨티그룹의 오사무 타카시마는 시장 예상과 다르게 BOJ가 내년 1월까지 추가 완화에 나서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BOJ가 다음 주 강한 통화완화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엔화가 미 달러화에 대해 100엔 선을 뚫고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는 다만 일본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는 가운데 BOJ가 완화정책을 계속하고, 국제유가가 반등한다면 달러-엔은 2018년에 120엔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주말을 앞둔 데다 다음 주 연준과 BOJ가 통화정책을 결정하고, 중국, 홍콩, 한국의 외환시장이 추석 연휴 간 휴장을 마치고 복귀하는 영향으로 거의 등락하지 않고 오름폭만 유지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연준이 다음 주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는 동결해도 성명은 매파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RBS증권의 미쉘 지라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 인상을 정당화할 만한 요인이 약한 상황에서 대선을 6주 앞두고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다만 성명과 점도표를 바꾸는 것으로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라드는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FOMC 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 근거가 강화됐다는 발언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FXTM의 자밀 아매드 부대표는 "8월 CPI는 연준이 다음 주에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해주지는 않지만, 달러화로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며 "FOMC가 예상 밖으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근거를 강화해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는 연준이 비둘기 성향을 보일 것으로 본다며 유로-달러가 1.17달러까지 오르는 것을 목표로 유로화 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모건스탠리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통화완화에 나서더라도 채권 수익률이 너무 낮은 상황에서 현재 수단만으로는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88센트(2%) 하락한 43.03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5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이번 주 6.2% 하락했다.

유가는 이란과 나이지리아, 리비아의 원유 수출 증가 및 미국의 원유채굴장비수 증가에 대한 우려로 약세를 나타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부각에 따른 미국 주가 하락과 달러화 강세도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국의 물가지표가 시장 예상을 상회하며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높아졌다.

장 초반 유가는 이란과 나이지리아, 리비아가 원유 수출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내림세를 보이다 미국 원유채굴장비 증가 소식이 나온 데 따라 하락 폭을 확대했다.

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란의 8월 원유 수출 규모는 하루 200만 배럴을 넘어서 제재 이전 수준에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인도의 하루 이란 원유 수입 규모는 15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열 더치 셀과 엑손모빌은 나이지리아에서 수출 재개를 준비하고 있으며 리비아 석유공사 또한 세 곳의 항구에서 원유 수출을 다시 시작할 방침이다.

베이커휴즈는 주간 미국의 원유채굴장비 수가 2개 증가한 416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미국 원유채굴장비수는 지난 12주 동안 11주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 채굴장비수는 2개 줄어든 506개를 기록했다.

전일 유가는 앨라배마의 주요 휘발유 송유관 작동 중단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송유관이 다음 주까지 작동을 시작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앨라배마와 테네시 등의 공급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나이지리아와 리비아의 원유 공급 증가는 유가를 추가 하락시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libert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