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정례회의를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 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긴 추석 연휴를 지낸 서울 금융시장은오버나잇리스크 요인을 사전 점검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증폭되면서 국내외 채권 투자의 안전성에 대한 논쟁도 격화될것으로 점쳐진다.

◇미국이 방향을 틀면

채권 투자에 대한 안정성 논쟁은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촉발됐다. 연준이 정책 방향을 바꿀 경우 기조적인 스탠스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한 번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상당한 기간, 기조적으로 인상 행진을 이어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일단 미국이 금리 인상 행진을 시작할 경우 글로벌 국채에는 대재앙이 될 수 있다. 미국이 통화정책 방향을 고용과 물가 등 각종 경제지표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자국의 경제 상황에만 치중하면각국 국채에 몰려있는 글로벌 유동성이 미국 시장으로 달려갈 수 있어서다.

◇이제 전망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

미국이 연내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면 국내외 금융시장은 '전망의 영역'이 아니라 '대응의 영역'이 된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목해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으로 2~3년 동안 채권투자가 위험해질 수도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글로벌 국채 금리도 필연적으로 띌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브렉시트 이후 마이너스금리를 보였던 주요 선진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도 속속 플러스 영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국가별 정부채 금리(화면 6543)에 따르면 마이너스 금리의 대표선수 격이었던 독일 국채(분트) 10년물은 지난주말 기준으로 연 0.0105%까지 올라 브렉시트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영역까지 하락했던 금리가 이제 그레이트 로테이션(Great Rotation) 속에 대세 상승의 초입에 진입하는 듯하다.그레이트 로테이션은 2012년 메릴린치 자산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글로벌투자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와 위험 자산인 주식시장 등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그레이트 로테이션이 시작되면 채권도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연휴 마지막날 한은 긴급 회의 소집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연휴 마지막날인 지난 18일 한은 집행부 간부들을 긴급소집해 '금융 경제 상황 점검 회의'를 주재했다. 이 총재는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결정회의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최근 국내외 경제상황을 위중하게 본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이총재 발언이 한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눈여겨 볼 일이다.(정책금융부장)

ne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