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정책이 기대된다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라고 조언했다.

블랙록의 제프리 로젠버그 채권 부문 최고투자전략가는 27일(현지시간) 다우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세계 경제의 둔화는 통화정책상의 대응을 필요로 한다"면서 "통화정책이 세계적으로 완화 기조로 재진입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다시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블랙록은 이에 따라 '안전피난처(safe haven)'로 통하는 미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등의 비중은 줄이고, 신용채권과 고수익채권, 유동화증권 등 위험자산의 비중은 늘릴 것을 추천했다.

다우존스는 블랙록의 투자 전략은 유로존 위기가 고조되는 지난 몇 달 동안에도 한결같이 유지됐다면서, 블랙록은 유로존 위기가 악화하면 세계 중앙은행들이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록의 전략은 채권 투자 부문에서 최대 라이벌인 핌코와는 정반대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핌코의 빌 그로스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국채를 선호하며 리스크가 큰 채권 비중을 줄여왔기 때문이다.

다우존스는 이 같은 견해차는 주로 유로존의 앞날에 대한 인식 차이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핌코는 그리스 등 과다 부채국이 결국 유로존을 탈퇴하고 이에 따른 혼란이 세계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반면 블랙록은 추가적인 개입으로 유로존이 안정돼 유로존 붕괴라는 파국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로젠버그 전략가와 밥 돌 블랙록 주식 부문 최고전략가는 공동으로 쓴 보고서에서 "미 국채 수익률이 사상 최저 수준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유로존 리스크가 줄면 대량 매물이 나올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말해 핌코와 차이를 드러냈다.

돌 전략가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온다면 위험자산이 타격을 입을 수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시장에서 큰 기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다우존스는 JP모건이 국채 투자 기관들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주간 설문조사를 보면, 중립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는 대답이 1주 전 66%에서 74%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국채 가격 상승과 하락에 베팅한 쪽은 1주 전에는 각각 17%였다가 11%와 15%로 모두 줄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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