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채권시장은 미국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약세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금리가 큰 폭으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대한 경계 심리가 작용해서다. 이번 정상회의에 대한 눈높이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독일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 만한 대책이 나오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재정통합 없는 유로존 부채분담 방안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연방하원 연설에서 "모두의 눈길이 독일에 쏠린다는 것을 알지만, 독일이 무제한의 힘을 가진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이런 발언은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왔다는 점에서 독일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가늠케 한다. 그는 또 "유로본드나 공동채무 등은 독일 헌법과 맞지 않는다"며 "이런 방안은 잘못된 것이자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존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정상회의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들 국가의 국채금리는 다시 급등세로 돌아섰다. 간밤에 스페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7bp 정도 오른 연 6.8809%로 마감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7%대에 바짝 다가섰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3bp 오른 6.2012%에 거래를 마쳤다.

위.아래 모두 막혀 있는 국면이다. 강세 재료가 우세하지만, 레벨 부담으로 매수 심리는 위축됐다. 추가 하락을 위해선 금리인하 기대가 다시 일어야 할 것이다.

유로존 위기의 해법이 도출되지 않는 한 금리 상승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채권시장 내부적으로도 모멘텀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외국인 국채선물 매매 방향과 코스피 추이에 연동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지표 호조에 美 주가 상승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지난 5월 내구재 수주실적과 펜딩 주택판매 등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2.34포인트(0.74%) 상승한 12,627.01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경제지표가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고 기술주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상승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경계심을 유지해 상승폭은 제한됐다.

전문가들은 EU 정상회의에서 이렇다 할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주초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지지하는 유로본드 도입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날 나온 5월 내구재 수주실적과 펜딩 주택판매는 모두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다. 미 상무부는 5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대비 1.1% 늘어난 2천171억5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애널리스트들은 0.4% 늘어났을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달 펜딩(에스크로 오픈) 주택판매는 2010년 4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5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대비 5.9% 오른 101.1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2.3%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 국채가격을 보합권을 나타냈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날과 거의 같은 연 1.627%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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