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최근 서울 금천구 시흥동 소재 공장부지를 1천9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자산 매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대한전선의 유동성 확보 노력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15일 대한전선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한단계 하향 조정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유지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용등급을 'BBB'로 유지하지만 '등급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고 밝혔다.

3개 신용평가사 모두 대한전선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내릴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대한전선은 올 들어서만 무주리조트, 부산 신호지구, 세부리조트, 광통신사업부 계열사 매각 등 자산 팔기에 열중했고 최근에는 노벨리스코리아 지분도 매각했다.

올들어 자산과 부동산 매각, 회사채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각 등으로 확보한 유동성만도 1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신용평가사들은 수익성 개선이 더딘데다 부채가 여전히 과도해 신용등급에 매스를 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한신평은 신용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하면서 환율 및 전기동 시세 변동으로 수익성이 저하되고,유로존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해외 수주환경이 변화되고 있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여기에 재무구조 개선이 부진하고 차입금과 우발채무가 과다하다는 점도 배경으로 제시했다.

한신평은 유동성, 추가 자산매각,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 등에 미치는 영향과 향후 예상 영업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빠른 시간안에 신용등급 조정 여부를 마무리짓겠다는 입장이다.

한기평은 전반적으로 과중한 재무레버리지로당분간 유동성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비영업부문의 정리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자산매각 시기와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고, 차입구조가 단기화된데다 잠재 채무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한기평은 9월말 기준 대여금 6천214억원의 회수에는 장기간이 소요되거나 회수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향후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지난 9월말 현재 총차입금 1조9천574억원 가운데 70.4%인 1조3천773억원이 단기성 차입금이다.

이달부터 내년 3월말까지 이 가운데 3천500억원 가량의 만기가 돌아와 부담이 크다.

2천473억원의 현금성자산과 연간 800억원 가량의 현금창출, 2천302억원 정도의 금융권 미사용 여신한도 잔액, 노벨리스코리아 매각대금 780억원 등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연간 1천억원 내외로 발생하는 대규모 이자비용을 감안하면 현금흐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게 신평사들의 지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전선사업의 저수익성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의 개선에는 시일이 필요하며 경기 불확실성의 확대도 재무구조 개선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pisces73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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