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2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00원선 하향 시도에 나설 전망이다.

미국의 9월 금리인상설이 해제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기금(FF)금리를 0.25~0.50%로 유지한 가운데 기준금리 전망(점도표)에서 장기적으로 중립적인 연방기금금리 수준을 지난 6월의 3.00%에서로 2.75%로 낮췄다. 점도표는 연내 1회, 내년 2회 인상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환시에서 전일 일본은행(BOJ)의 정책 발표에 장막판까지 급격히 매수가 몰린 점을 고려할 때 롱스탑이 우위를 보일 수 있다. 전일 장후반 흐름에는 숏커버도 섞여있어 롱포지션이 깊게 쌓이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미국 9월 금리인상 기대가 해소된데 따른 숏플레이와 일부 수출업체 네고물량 등이 유입될 수 있어 달러화가 하락폭을 키울 수 있다. 일단 개장가부터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1,100원대 초반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닛 옐런 미 연준의장은 올해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놨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촉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2월까지는 무려 석달이나 남았다. 서울환시는 미국 대선 등 무수한 변수들이 남아있는 3개월 간 과감하게 베팅하기 보다 포지션 정리에 나설 공산이 크다.

전일 레벨을 높였던 달러-엔도 100엔대로 도로아미타불이 되면서 달러화 하락에 한 몫할 수 있다. 일본의 새 정책의 실효성을 놓고 의구심이 일고 있어서다.

BOJ의 수익률 곡선 관리 정책이 금리를 타깃으로 했기 때문에 엔화 약세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강한 금리 조정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달러-엔 환율 100엔선 붕괴에도 BOJ는 공격적인 환시개입에 나서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달러-엔 환율 역시 그간의 달러-엔 숏포지션의 조정에 따른 상승을 보이는 정도일 수 있다.

미국 9월 인상 가능성에 혹시나 하며 달러매도를 미뤘던 수출업체들은 이날 다소 움츠린 모습을 가능성이 있다. 굳이 빅 이벤트가 지나간 직후 저점에 달러를 매도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화가 외환당국 매수개입 등으로 반등할 때 매도 타이밍을 잡을 것으로 본다.

이날 주목할 부분은 외환당국이다. 올해 연저점은 지난 7일 장중 기준 1,089.70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따라서 1,100원선 빅피겨(큰 자릿수)는 이미 크게 의미있는 레벨이 아니다.

외환당국이 최근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변동성 관리다. 이에 달러화가 연저점을 향해 변동성을 20원 가까이 키운다면 외환당국이 구두개입과 실개입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재정부는 외환시장 개입 담당자가 바뀐지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다. 새 외화자금과장은 문지성 전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이 맡았다. 문 과장은 행시 38회로 외화자금과와 국제금융과를 거쳐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근무한 바 있다.

지난달 권민수 한국은행 외환시장팀장이 발령받은 직후에도 달러화가 연저점을 기록하면서 신고식을 치른 바 있다. 이에 당국자의 첫 변동성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외환당국의 의미있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재부는 최상목 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 금융시장 영향을 살폈다. 이 회의는 부동산시장점검회의와 병행됐다.

경제지표는 오전 9시에 필립 로우 호주중앙은행(RBA) 총재의 의회 출석이 예정돼 있다. 미국 금리 동결 직후의 일정인 만큼 호주중앙은행의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망과 함께 호주달러 흐름을 눈여겨 볼 만하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03.5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을 고려하면 전거래일 현물환종가(1,120.10원)보다 16.95원 하락한 셈이다. 저점은 1,102.00원, 고점은 1,115.70원에 거래됐다.(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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