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기반의 '챗봇(ChatBot)'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챗봇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질문에 알맞은 정보를 찾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AI 연구가 초기 단계이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포털 업체를 중심으로 챗봇 서비스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텐센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메신저 기반의 챗봇 시장에 잇따라 진출했다.

이들은 자사의 메신저 플랫폼에 AI를 더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전개하고 있다. 메신저 기반의 챗봇은 커머스 및 O2O(온·오프라인 연계)를 비롯해 개인비서, 금융, 공공 서비스, 기업용 메신저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어 유망한 기술로 꼽힌다.

예컨대 대화창을 통해 사고 싶은 물건을 검색하고 예약·상담까지 한꺼번에 이뤄진다면 편리함 측면에서 기존 앱들을 압도할 수 있다.

현재 국내의 AI 기술 수준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올해 초 발간한 '2014년 ICT 기술수준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AI 관련 최고 기술 보유국인 미국의 수준이 100이라면 한국은 75 정도로 평가됐다. 미국의 AI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최단 2년이 걸린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다만, 최근 들어 네이버와 카카오가 챗봇 서비스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네이버는 지난 3월 공개한 AI 대화 시스템인 '라온'을 네이버 앱과 주니버 앱, 네이버톡톡 등에 적용해 테스트 중이다.

라온은 사용자와의 대화 내용을 분석해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이 회사는 라온 기술을 고도화해 검색 비서로 활용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도 올해 안에 비즈니스 어카운트 봇의 API를 공개하고 이벤트 알림, 쿠폰 발행 등 다양한 서비스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활용해 챗봇 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구체적인 서비스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카카오가 이끄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고객 질문을 24시간 실시간으로 상담해주는 챗봇을 사업 전략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AI 기술 연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관련 투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SK텔레콤 등 통신사들도 AI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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