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우리은행 지분 매각 예비입찰에 매각 물량보다 많은 수요가 몰리면서 '4전5기'의 민영화 성공 가능성이 커졌다.

미래에셋대우와 JP모간 등 매각주관사가 23일 우리은행 지분매각을 위한 인수의향서(LOI) 접수를 마감한 결과, 총 10여 곳 이상의 투자자들이 각각 4~8%씩 지분 매입 의사를 밝혔다.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6% 가운데 이번 지분 매각 대상인 3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과거 4차례 우리은행 매각을 진행하면서 인수자가 없거나 단독입찰해 모두 유찰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투자 문의가 끊이지 않는 등 어느때 보다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며 "예상보다 많은 투자자들이 몰려 민영화 성공 기대감에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화생명, 한국금융지주 등 국내 주요 투자자들이 일찌감치 참여 의사를 내보이며 막판 인수전이 더욱 뜨겁게 달아올랐다는 평가다.

이번 예비입찰이 성공적으로 마감된 것은 정부의 과점주주 방식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원칙아래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나자 '쪼개 팔기'로 방식을 바꿨다.

여기에다 4% 이상 지분을 보유하면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고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멤버가 되어 행장 선임에도 관여할 수 있는 점도 투자자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했다.

우리은행이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 개선을 보이는 등 좋은 가격을 받을만한 기반이 마련된 점도 매각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오는 11월로 예정된 본입찰까지 흥행이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매각측이 본입찰 직전에 써내는 예정가격 이상으로 응찰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야 실제 지분 매각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소수지분 매각 당시 본입찰까지 10개 이상의 인수 후보들이 들어왔지만 대부분 투자자들의 응찰가격이 예정가격을 밑돌아 실패했던 전례가 있다.

예정가격이 어느정도 수준으로 결정될지도 막판 투자자들을 고민스럽게 만들 수 있다.

우리은행 주가는 23일 종가 기준 1만1천350원으로 지난달 22일 매각공고 이후에만 10% 이상 올랐다. 정부 입장에서는 비싼 가격에 팔수록 공적자금 회수에 좋지만, 반대로 인수자 입장에서는 고가에 매입했다는 논란이 휩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인수 후보자들은 오는 30일부터 3주간 실사를 진행해 입찰 가격을 결정하게 된다. 예금보험공사는 비가격요소도 고려해 예정가격을 결정하고 11월 LOI를 제출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본입찰까지 무난하게 치뤄질 경우 예보는 11월 중으로 낙찰자를 결정하고 올해 안에 주식 양·수도 및 대금납부 등 거래를 마칠 계획이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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