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미주 본부 = 23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다음주 산유량 동결 합의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4%나 급락했다.

뉴욕증시의 주요지수는 유가 급락에 에너지주가 타격을 받은 데 따라 하락했다.

미국 국채가격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비둘기 성향이 확인된 영향이 이어져 올랐다.

달러화는 연준의 느린 기준금리 인상 기조의 장기화 기대 속에 보합권에서 유로화에 내리고 엔화에는 오르는 혼조세를 보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9월 제조업 활동은 확장세를 나타냈으나 신규 수주 약화와 달러화 강세로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정보제공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9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전월 52.0에서 51.4로 하락해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았다.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확장과 위축을 가늠한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필라델피아 연은 주최 행사에서 패널 토론에 나섰지만, 기준금리 인상 경로에 대한 신호는 주지 않았다.

다만, 록하트 총재는 경제 상황과 관련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진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는 경제 확장세가 지속하는 것을 돕기 위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로젠그렌 총재는 이날 보스턴 연은 홈페이지를 통해 그가 이달 기준금리 동결에 반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완만하고 점진적인 긴축을 주장해왔다"며 "그렇지 않으면 회복이 지속하는 기간과 안정성이 큰 위험에 처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주 FOMC에서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등 3명이 25bp 기준금리 인상을 주장하며 동결 결정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그동안 통화완화 정책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던 로젠그렌 총재가 반대표를 행사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1.01포인트(0.71%) 낮은 18,261.4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2.49포인트(0.57%) 하락한 2,164.6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3.77포인트(0.63%) 내린 5,305.7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하락 폭을 확대했다.

유가가 4% 급락세를 보이며 에너지주를 큰 폭으로 끌어내린 것이 증시에 부담됐다. 시가총액 대장주인 애플의 주가 하락도 시장 하락에 일조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1.25%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기술업종이 0.96%, 금융업종이 0.68% 내렸다. 또 산업업종과 헬스케어업종, 소재업종, 기술업종 등이 하락한 반면 부동산업종과 통신업종은 상승했다.

애플의 주가는 리서치 회사인 GfK가 아이폰7 판매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이후 1.67% 하락했다.

트위터의 주가는 곧 공식 인수 제안을 받을 것이라는 소식에 21% 이상 급등했다. 잠재적인 인수자로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세일즈포스닷컴 등이 거론됐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2년간 동영상 광고 시청시간을 부풀렸다는 보도에 1.3% 하락했다.

야후의 주가는 2014년 최소 5억명의 이용자 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데 따라 2.5% 떨어졌다.

아마존의 주가는 0.13% 올라 전일에 이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경제 상황에 따라 올해 말 기준금리가 인상될 수 있음을 시사한 데 따라 투자자들은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주목했다.

미국의 지난 9월 제조업 활동은 확장세를 나타냈으나 신규 수주 약화와 달러화 강세로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연준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위험 자산을 매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며 이날 증시는 지난 며칠 동안 강세를 보인 데 따라 소폭 조정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25% 상승한 12.15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3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 대비 5/32포인트 올랐고, 수익률은 1.5bp 내린 연 1.615%에 거래됐다. 이는 2주내 최저치다. 이번주 8.6bp가 빠져, 지난 7월29일 이후 가장 큰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밀린 0.754%를 나타냈다. 이는 2주내 최저치다. 한주간 2.4bp가 내렸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1.5bp 하락한 2.337%를 보였다. 한주간 11.2bp가 떨어졌다.

국채가격은 개장초 고점 매도세로 오름폭을 줄이며 출발했다가 제조업 지표 발표 후 다시 확대하는 등 좁은 폭에서 오락가락했다.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물 수익률은 9월 한 달 동안 유럽중앙은행(ECB)이 촉발한 세계 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정책 한계 우려와 가격 고평가 논란으로 매도세가 시작되면서 1.752%까지 올랐다.

이후 최근 사흘간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의 느린 금리 인상 기조와 일본은행(BOJ)의 양적완화(QE) 유지가 재확인되자,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72%에서 1.60%로 하락했다.

연준이 집계하는 해외 중앙은행의 미 국채 보유액 감소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 21일 기준으로 이 보유액은 한주간 1억3천만달러가 감소했다. 앞선 한 주 동안은 2015년 1월 이후 가장 큰 275억달러가 줄었다.

전문가들은 중국 등 해외 중앙은행들이 국채 보유액을 가볍게 했으나 강한 해외 민간 수요가 국채수익률 급등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미 국채시장이 9월 초 매도세가 시작되기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11월 미 대선과 들쑥날쑥한 경제지표로 연준의 금리 인상은 12월로 미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FTN파이낸셜의 짐 보겔 전략가는 "일종의 정상으로 회귀가 발생했다"며 "앞으로 6개월 동안 모든 중앙은행이 큰 폭의 정책변경을 고려하지 않으면서 선택지를 재고하는 상황에서는 현상 유지가 절대적으로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9월 제조업 활동이 확장세를 나타냈으나 신규 수주 약화와 달러화 강세로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다음 주 2년, 5년, 7년물 입찰을 앞둔 부담으로 다시 오름폭을 소폭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보겔 전략가는 다음 주 시장은 입찰 물량을 소화하는 게 필요하다며 새로운 채권 공급은 월말과 분기 말 나타나는 수요에 의해서 상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11월과 12월의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2%와 48% 반영했다.

다른 전략가들은 해외 중앙은행들이 완화 정책을 지속하고 있다며 연준이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시장 채권수익률이 급등하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또 연준이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줄인 것도 근거로 제시됐다.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중립금리 전망치는 지난 6월의 3.0%에서 2.9%로 낮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중립금리는 2012년, 4.25%, 2013년 4.0%, 2014년 3.75%, 2015년 3.75%에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0.97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1.74보다 0.23엔(0.22%)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223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206달러보다 0.0017달러(0.15%)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3.20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2.89엔보다 0.31엔(0.27%) 높아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960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0736달러보다 0.01129달러(0.87%) 내렸다.

달러화는 9월 FOMC 정례회의에서 확인된 느린 금리 인상 기조로 주요 통화에 깊어졌던 낙폭을 줄이면서 엔화와 파운드화에 상승했고, 유로화에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엔화는 일본 외환당국의 엔화 강세 우려 발언으로 달러화에 하락했다.

파운드화는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부 장관이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시기를 내년 초로 언급함에 따라 하락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영국이 유럽과의 결별을 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면서 브렉시트의 위험을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웨스턴유니언의 조 마님보 분석가는 파운드화는 몇 달간 볼 수 없었던 1.29달러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11월 미 대선과 들쑥날쑥한 경제지표로 연준의 금리 인상은 12월로 미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진단에 이어 내년에는 인상 기울기가 더 느릴 수 있다며 달러가 오르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특히 점도표(dot plot)'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이 생각하는 중립금리 전망치는 지난 6월의 3.0%에서 2.9%로 낮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중립금리는 2012년, 4.25%, 2013년 4.0%, 2014년 3.75%, 2015년 3.75%에서 계속 낮아지고 있다. 마님보 분석가는 "올해 미 금리 상승은 그럴듯하다"며 "하지만 연준은 내년에는 통화정책의 기울기를 더 낮추는 밑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마님보는 "이는 달러를 미끄러운 발판에 뒀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9월 제조업 활동이 확장세를 나타냈으나 신규 수주 약화와 달러화 강세로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주말을 앞둔 관망세로 옆으로 기는 장세를 보였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11월과 12월의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2%와 48% 반영했다.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84달러(4%) 하락한 44.48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주간 기준으로 2% 상승했다.

산유량 동결 기대가 낮아진 데다 미국 원유채굴장비수까지 증가해 유가에 부담됐다.

외신들은 사우디아라비아 대표격의 한 관계자가 다음주 산유국들의 알제리 회동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리라고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산유국들은 26~28일 예정된 국제에너지포럼(IEF)에서 비공식 회담을 열고 가격 안정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또한 산유량 동결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중간급 관계자들이 이번 주 잠재적인 생산량 제한을 위한 생산량 수준을 결정하는 것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애버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로버트 민터 투자 전략가는 "국수주의는 종종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부의 합리성을 앞서기 때문에 산유량 동결이 되지 않을 수 있다"며 "어떤 합의도 나오지 않는다면 유가는 3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원유채굴장비수가 증가한 것도 공급 과잉 우려를 부추겼다.

베이커휴즈는 주간 미국의 원유채굴장비 수가 2개 증가한 418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원유채굴장비수는 지난 13주 동안 12주 증가세를 나타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채굴장비 수는 5개 늘어난 511개를 기록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날 은행들이 발전소 등 원자재 부문 실질 사업 개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준비한다는 소식도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이 원유시장 부문 투자에 큰 역할을 했다며 시장은 중요한 소비자를 잃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다만 이러한 규제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을 제한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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