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김경림 기자 =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의 5년 숙원이 우리은행 지분 인수로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2년 우리금융지주 인수를 검토했던 한국금융지주는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을 위해 은행지주사 전환을 준비하는 등 만반의 태세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이 우리은행 지분 4~8%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우리은행 매각전에 뛰어들었다.

이번에 매각되는 지분은 우리은행의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의 보유 지분 51.08% 중 30%이다. 즉, 2억280만주 중 최소 2천704만주에서 5천408만주가 매각되는 것이다.

한국금융지주가 최소 매입 지분인 4%를 가져간다고 할 때 들어가게 되는 비용은 전일 우리은행[000030] 종가인 1만1천350원 기준으로 3천억원이 넘는다. 8% 모두 인수하면 6천100억원 이상을 쓰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입찰에 참여한 18개의 금융기관이 최소 1만3천원을 매입가로 써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8% 인수자는 7천억원에 우리은행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금융지주가 8%까지 써냈다는 점은 그만큼 은행업 진출 의지가 확고하다는 걸 방증하기도 한다.

한국투자증권이 증자로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해 초대형 투자은행(IB) 라이선스를 확보할지 기로에 있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6월말 기준 한투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2천억원으로 8천억원만 확보하면 초대형 IB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한국금융지주는 여기에 쓸 실탄을 우리은행 지분에 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미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2012년에도 우리은행 인수전에 참여코자 한 바 있다.

저축은행은 이미 20여년간 운영 중이다. 이들은 1996년 고려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바 있다. 이후 수차례 이름이 바뀌었고 2006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동원그룹에서 분리할 때 지금의 한국투자상호저축은행이란 간판을 달게 됐다. 이후 2014년에도 예성저축은행을 합병했다.

이 때문에 한국금융지주 관계자들은 '우리는 저축은행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은행업에 별 관심이 없다' 또는 '은행이 마지막 인수ㆍ합병(M&A)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지만, 이 역시 연막작전이었다.

지난해 인터넷은행에 참여키로 하면서 바뀐 분위기를 보여줬다.

김남구 부회장은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 전문은행이 저축은행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어떻게 차별성을 둘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 회사는 은행 진출을 검토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지난해 8월, 한국금융지주는 다음카카오와 손을 잡고 인터넷 전문은행(카카오뱅크)설립을 위한 컨소시엄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한국금융지주의 지분은 50%에 이른다.

지난 2월부터는 아예 은행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작업도 시작했다.

카카오뱅크가 본인가를 받으면 은행지주사로 전환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당초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50%까지 완화하는 은행법을 통과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연초까지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하게 되자 보유 지분을 카카오에 넘기려고 했던 한국금융지주는 발 빠르게 은행지주사 준비를 시작한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원래 한국금융지주 분위기가 '잘하는 것을 잘하자'이기 때문에 그동안은 뚜렷하게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라며 "인터넷은행도 시작하니까 은행업 이해도와 자신도 생겨 적극적으로 우리은행도 인수코자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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