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시작된 가운데 관망 흐름이 이어져 위아래 변동성이 줄어들 전망이다.

EU 정상회의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 있지만,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해 국고채 금리 하단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전일 발표한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기존의 3.7%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안정을 기초로 하는 성장'이라는 기존의 거시정책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달리 대규모 재정집행이나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확장적인 거시정책으로 대응하지 않고 미시정책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정부가 거시정책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선제적이고 독자적으로 기준금리에 변화를 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말 지표가 기대 이상으로 나온 것도 금리인하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광공업생산은 전년 동월대비로 2.6% 증가해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았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 19일부터 25일까지 국내 14개 금융기관과 경제연구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5월 광공업생산이 전년 동월보다 1.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었다.

지난밤 시작된 EU 정상회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에도 서울채권시장이 당장 강세로 전환되기 어려운 이유다.

EU 정상들은 일단 1천200억 유로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잠정 합의했으나 금융시장 안정대책 등이 포함된 포괄적인 성장과 고용 촉진 협약은 타결하지 못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연일 위험수위를 넘나드는 자국 국채시장 금리를 낮출 과감한 대책을 함께 채택하지 않으면 협약에 합의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위기를 안정시킬 만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지만, 구체적인 합의안이 나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간밤에 스페인 금리는 추가로 올랐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2bp 정도 오른 연 6.8995%에 거래를 마치며 심리적 마지노선인 7%대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이탈리아 10년물 금리는 2.6bp 내린 연 6.1747%에 마감했다.

◇EU 정상회의 해법 도출 기대 美 주가 낙폭축소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유럽 정상들이 위기 해법 마련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부각돼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4.75포인트(0.20%) 떨어진 12,602.26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장 초반 하락세로 출발했으며 이후 연방대법원이 건강보험개혁법, 이른바 오바마케어에 대해 핵심 조항인 개인의 의무가입 조항이 합헌이라고 판시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낙폭을 확대했다.

지수는 그러나 장 막판 메르켈 총리가 이날로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는 소식에 유럽 정상들이 해결책 마련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기대감이 부각돼 막판 낙폭을 크게 줄였다.

UBS 파이낸셜서비스의 아트 캐신 이사는 "기자회견을 취소한 것은 유럽 정상들이 여전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는 잠정치와 같은 1.9%로 나왔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이다.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6천명 줄어든 38만6천명(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38만5천명을 예상했다.

미국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4bp 낮아진 연 1.590%를 기록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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