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14일(미국시간) 국제 상품 시장에서 주요 원자재 가격은 유럽 부채 위기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며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 일제히 급락했다.

이날 이탈리아 국채입찰 실망감이 확산함에 따라 유로존 위기가 재부각됐다. 이에 따른 시장의 위험 회피심리로 유로화가 1.3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이탈리아는 5년만기 국채 30억유로 어치를 발행했는데, 평균 낙찰금리가 6.47%로 유로존 창설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에게 "유럽에 관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유럽계 은행에 구제금융을 할 의사도 없고 그런 권한도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채권 도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회원국 간의 견해차를 드러냈다.

▲유가·금·구리↓= 금가격은 미국 달러화가 유로화에 1.30달러 위로 상승한 데다 유로존 부채 위기 우려가 상존한 데 따른 현금화 전략이 이어져 주요 레벨인 1,600달러선이 붕괴됐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2월물 금가격은 전날보다 온스당 76.20달러(4.6%)나 급락한 1,586.90달러에 마감됐다. 금가격은 지난 9월 이래 처음으로 1,600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존 부채 위기 상존으로 현금을 선호하는 세력들이 늘어나고 있고 연준의 1,2차 양적완화(QE) 정책에 편승해 달러 캐리트레이드에 나섰던 세력들이 캐리트레이드를 청산하고 있다는 징후 감지도 금을 비롯한 비철금속 가격 급락 재료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뉴욕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총 산유량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한 가운데 미국 에너지 소비 감소가 확인됐고 미 달러화가 유로화에 상승해 폭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5.19달러(5.2%) 폭락한 94.95달러에 마쳤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에너지 소비가 감소한 데다 달러화가 유로화에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와 유가가 폭락했다고 말했다.

OPEC 석유장관들은 이날 총 산유량을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우존스는 OPEC 소식통을 인용해 OPEC 회원국들이 석유를 하루 3천만배럴로 증산하는 데 합의했으며 이견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구리가격은 유럽 우려가 증폭돼 8주래 최저치로 급락했다.

COMEX에서 3월 인도분 구리 가격은 전장대비 파운드 당 16.3센트(4.7%) 폭락한 3.2785달러에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른 메르켈 총리가 유로존 재정위기에 대한 빠르고 쉬운 해결책이 없다고 밝힌데다 미 연준이 추가 양적 완화 조치를 발표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져 구리 가격이 하락 압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가격은 전장대비 t당 390달러(5.1%) 떨어진 7,210달러로 마감됐다.

▲ 옥수수ㆍ대두ㆍ밀↓= 국제곡물시장에서 옥수수와 대두, 밀 가격은 유로존 우려가 심화함에 따라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일제히 폭락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3월물 옥수수 가격은 전장대비 부셸당 13.75센트(2.3%) 하락한 5.8075달러에 마쳤다.

CBOT에서 1월물 대두 가격은 전장대비 부셸 당 18.5센트(1.7%) 급락한 11달러에 마감됐다.

3월물 밀 가격은 전장보다 부셸당 19.65센트(3.3%) 낮아진 5.8075달러로 마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유로존 정상들이 유럽의 재정위기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져 가격이 일제히 낮아졌다고 말했다.

옥수수 가격은 10주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두 가격은 14개월래 최저치로 급락했다. 밀 가격은 2년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로종 우려로 달러화가 유로화에 대해 11개월로 최고치로 상승한 것도 곡물 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달러화 강세로 미국산 곡물수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지수는 11주래 최저치로 떨어졌고 글로벌 증시도 하락세을 연출했다.

U.S.코모디티스의 돈 루스 사장은 "유럽 채무위기가 원자재 시장에 계속 하락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곡물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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