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9일 서울채권시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산유량 감산 합의 소식이 약세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국고채 50년물 입찰이 성황리에 진행됐지만 이벤트가 해소됐다는 인식은 장기물 되돌림 압력으로 연결될 수 있다.

채권 수익률곡선이 불과 일주일 사이에 10bp 줄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나고 커브가 이정도로 급격하게 누울 것이라고 예상한 시장참가자들은 많지 않았던 듯하다.

일본은행(BOJ)의 스티프닝 정책으로 글로벌 수익률곡선이 가팔라질 것이라고 예상한 참가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미국 금리동결에 따른 안도랠리에 국고채 50년물 입찰과 국고채 20년, 30년물 발행량 축소 기대가 겹치면서 장기물 금리는 9월 초 레벨까지 내려왔다.

OPEC 회원국이 산유량 감축에 합의했다. 각 회원국의 산유량 수준은 11월 공식회담에서 정해질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시장이 기대하지 않았던 재료가 터지면서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됐다.

위험자산 입장에서는 뜻밖의 호재고, 안전자산은 뜻밖의 악재를 만난 셈이다.

원유생산량이 얼마나 줄어드느냐가 관건이겠지만, 일단 채권시장은 장기물을 중심으로 부담을 떨치기 어려울 듯하다.

그 동안 금리 하락폭이 컸던 만큼 되돌림이 불가피해 보인다. 장 막판에 석유 감축에 합의하면서 미국 금융시장이 재료를 완전히 반영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아시아시장에서의 미국 채권금리 움직임과 달러-엔 흐름 등에 주목해야 한다.

전일 미국채 10년물은 1.29bp 오른 1.5720%에 마감했다.

여기에 이날 장 마감 후 발표될 10월 국고채 발행계획도 주목할 재료다. 정부는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초장기물 발행량 축소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전일 "만기물별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고르게 축소할 계획이고 특정 물에 한정해 축소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9월 국고채 발행규모는 전 기물에 걸쳐 500억원씩 균일하게 줄어들었다.커브 플래트닝을 만든 가장 큰 요인이 장기물 금리 하락이지만 단기물의 분기말 사정이 좋지 않은 것도 한 몫 했다. 특히 은행채를 비롯한 크레딧물 약세는 부담이다. 분기말 이후에도 은행채 약세가 이어진다면 크레딧물 전반에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지난해 11월 은행이 앞다퉈 채권을 발행하면서 단기물 전반의 약세를 이끌었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즈베키스탄 제1부총리 면담 후 코리아세일 페스타 관련 현장방문에 나선다. 기재부는 10월 국고채 발행계획을 내놓는다. 한국은행은 9월 소비자동향조사와 8월 가중평균금리를 발표한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092.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을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종가(1,096.80원)보다 4.45원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10.94포인트(0.61%) 상승한 18,339.24에 거래를 마쳤다.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일보다 배럴당 2.38달러(5.3%) 오른 47.05달러에 마쳤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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