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유로-달러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유럽은행 직접지원 방안에 합의한 데 힘입어 크게 뛰었다.

29일 오후 1시47분 현재 유로화는 달러에 대해 전장 뉴욕대비 0.0142달러 상승한 1.2587달러에 거래됐다.

환율은 이같은 소식이 나온 직후인 12시2분께 1.2626달러까지 치솟은 이후 상승폭을 소폭 축소했다.

유로-엔은 0.92엔 오른 99.79엔에 거래됐고,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0.17엔 낮아진 79.28엔을 기록했다.

반 롬푀이 EU 상임의장은 이날 새벽 마라톤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 은행 감독기구가 설립되는 대로 유로존 은행들이 상설 구제기금인 ESM에서 직접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롬푀이 의장은 또 EU 집행위원회가 곧 이에 관한 제안을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U 정상들은 ESM이 스페인 금융권에 구제금융을 내놓으면서 우선 채권자 지위를 갖지 않게 하기로 한 데에도 합의했다.

딜러들은 '서프라이즈(깜짝 효과)'가 나오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위기에 대한 우려가 소폭 진정돼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사이토 유지 크레디트아그리꼴(CA) 외환부문 전무는 "국가 부채를 늘리지 않고 직접 자본 투입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은 스페인에 긍정적이다"라고 말했다.

사이토 전무는 "이번에 나온 소식은 시장이 간절하게 바라던 바"라며 "유로화가 위험 선호심리에 힘입어 계속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야마모토 마사후미 바클레이즈 캐피털 수석 스트래티지스트는 "EU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가 작았기 때문에 ESM의 은행 직접지원 소식은 상당한 '서프라이즈'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EU 정상회의 호재로 아시아 통화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달러-싱가포르달러는 1.2797싱가포르달러를 기록하다가 반 롬푀이 의장의 발언이 나오고 난 후 1.2716싱가포르달러까지 하락했다.

인도 루피와 말레이시아 링깃, 한국 원화도 달러화에 대해 가파르게 상승했다.

한편, EU 정상회의에서 성장 협약에 합의하기 전에 즉각적인 시장 안정 조치가 필요하다고 맞섰던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이번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환영한다고 밝혔다.

몬티 총리는 이 결정이 유로존에 매우 긍정적이며 불안정했던 유로존 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 정상들이 좋은 단기 결정을 내렸으며 장기 해법에 관한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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