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유럽은행 직접지원 방안에 합의했음에도 금융시장에 대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유명 투자가인 짐 로저스가 주장했다.

로저스는 29일(미국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단일 은행 감독기구가 설립되는 대로 유로존 은행들이 상설 구제기금인 ESM에서 직접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됐으나, 유로존의 가장 큰 과제인 대규모 부채감축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은행들이 ESM으로부터 더 많은 돈을 빌릴 수 있게 됐지만, 부채를 늘리는 것은 부채위기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니다"며 "단지 이번 합의로 은행들이 조금 더 오랜 시간 동안 부채를 늘릴 수 있게 된 것"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EU 정상들이 단기조치에 합의했으나 스페인과 같이 빚이 많은 나라의 지불능력이 좋아지지 않는다"며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스페인 중앙정부의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41%로 급증했는데 이는 EU가 제시한 상한선인 3%를 웃도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앞으로 2~4년 후에 시장에 돈이 부족한 상황이 올 것"이라며 "이때는 독일도 돈이 모자라고 미국의 부채도 엄청나게 치솟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로저스는 EU 정상회의 호재로 시장이 안도랠리를 펼쳤으나 이것이 '반짝 효과'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지난 3년간 유럽 정상들이 회의를 하고 나서 어떤 조치를 내놓으면 시장이 환호하면서 상승했다"며 "그러나 이틀 정도 지나면 정상들이 내놓은 조치가 문제해결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 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나는 원자재 상품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오늘 EU 효과로 원자재 값이 많이 올랐지만 아무런 상품에도 투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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