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달러-원 환율은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예상과 달리 긍정적인 합의가 도출되고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이 집중되면서 1,140원대로 내려앉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29일 전거래일보다 8.80원 하락한 1,145.40원에 거래됐다. 달러화가 종가 기준으로 1,14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5월14일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처음이다.

헤르만 반 롬푀이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은 정상회담에서 스페인 구제금융에 우선 청구권을 적용하지 않는 등 조건을 완화하고, 은행감독기구 설립과 유로화안정기구(ESM)의 은행 직접지원 허용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도출하지 못할 것이란 기존 우려와 달리 긍정적인 합의를 이뤄내면서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빠르게 위축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626달러까지 치솟은 등 급등세를 보였고, 코스피도 빠르게 상승세로 돌아서 35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이날 상승세로 출발한 이후 수출업체 네고 물량으로 점차 반락하던 달러화는 유럽 호재로 롱처분이 촉발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오후 장에서는 수출업체들이 네고 물량을 집중적으로 쏟아내고, 장중 쌓인 롱포지션 손실 물량도 더해지면서 달러화는 1개월여 만에 1,140원대로 마감했다.

▲2일 전망 = 딜러들은 달러화가 1,140원에서 1,150원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EU의 예상외 합의로 대외 불안요인이 빠르게 해소될 수 있는 만큼 달러화가 하락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런던 및 뉴욕 시장에서 금융시장이 상승 흐름을 이어간다면 달러화도 추가 하락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부 딜러는 유로존 호재의 지속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부상할 수 있는 데다, 분기말 네고 효과가 희석되면서 수급상 결제가 우위를 보일 수 있는 만큼 달러화가 급락에 대한 반등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A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예상치도 못하게 달러화가 너무 빠르게 하락한 감이 없지 않지만 유로존이 보도에 나오고 있는 합의를 차질 없이 이행한다면 달러화도 하락 테스트를 지속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유로존이 이처럼 쉽게 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가 오후 장에서 낙폭을 급하게 키운 것은 결제들이 잠잠한 가운데 반기말 네고 물량이 급하게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면서 "다음주에는 급한 네고가 정리되고 결제가 우위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C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스탑성 거래로 낙폭이 컸지만 달러화가 완연히 하락 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면서 "런던과 뉴욕 시장에서 유로화가 급등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중 동향 = 달러화는 유로존 우려로 역외 환율이 상승한 점을 반영해 전일보다 2.80원 오른 1,157.00원에 출발했다.

달러화는 장초반 네고 물량으로 차츰 상승폭을 줄였다. 이후 EU 합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롱처분과 숏플레이가 진행되면서 빠르게 낙폭을 키워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후 1,150원선 부근에서 잠시 지력을 보이던 달러화는 네고 물량이 집중 유입되고추가 롱스탑도 더해지면 낙폭을 확대해 마감했다.

달러화는 1,144.80원에 저점을, 1,157.50원에 고점을 기록했다. 시장평균환율은 1,151.90원에 고시될 예정이며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 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98억7천700만달러로 집계됐다.

서환 마감시각 달러-엔 환율은 79.38엔,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442.93원을 나타냈다. 유로-달러 환율은 1.2597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59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고, 코스닥시장에서 53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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