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연락처 dollar@kita.net

▲어느 마을에 말 잘하는 앵무새가 있었다. 이 새는 창틀에 올라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쳐다보며 험담을 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였다. 그런데 어느 날, 이 동네에 뚱뚱한 어떤 아주머니가 이사를 왔다. 이사 온 다음 날 이 아주머니가 무심코 길을 가는데, 어떤 집에서 “아줌마, 아줌마 너무 뚱뚱해. 살 좀 빼! 아줌마, 아줌마 너무 뚱뚱해. 살 좀 빼!”라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 아닌가? 놀라서 쳐다보니 앵무새였다. 이 아주머니는 앵무새가 그런 말을하는 것에 너무나도 당황하였으며 또한 부끄럽기도 하여 얼른 그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다음날, 이 아주머니가 길을 걷는데 바로 그 집에서 “아줌마, 아줌마, 너무 뚱뚱해. 살 좀 빼! 아줌마, 아줌마, 너무 뚱뚱해. 살 좀 빼!”라는 소리가 또 들려왔다. 앵무새였다. 아주머니는 이번에도 부끄럽고 놀라서 얼른 자리를 피했다. 그리고 또 다음날이 되었는데, 아주머니가 그 집 앞을 지날 때면 어김없이 앵무새가 “아줌마, 너무 뚱뚱해, 살 좀 빼!”라고 놀렸고, 그래서 도망치듯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분하고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었던 아주머니, 결국 그 집으로 찾아가 집주인에게 따졌다. 집주인은 아주머니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는 거듭 미안하다며 용서를 빌었고, 그리고 앞으로는 앵무새가 절대로 “뚱뚱하다”는 말을 하지 않도록 단단히 조치하겠다고 굳게 약속하였다. 만약 한번만 더 그런 일이 있으면 앵무새의 입을 찢어버리겠노라 말하기까지 하였다.

다음날, 아주머니가 또 그 집 앞을 지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설마 앵무새가 아무 말도 않으리라 안심하고 있는데, 앵무새가 아주머니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는 한다는 소리가...

“아줌마! 말 안 해도 알지?”

흐흐흐... 아내가 누군가에게서 듣고 와서 전해준 유머다. 재미있다. 맹랑한 앵무새다. 그가 주인에게 혼이 나고서도 “아줌마, 알지?”라며 할 말은 하려는 것이 웃음을 유발하는 요소다. 실제로 “말 안 해도 알지?”라는 말 안에 모든 것이 다 담겨 있다. 굳이 구구절절 일일이 다 표현할 것도 없다. 이제까지 똑같은 말을 반복해왔으니, 이번에는 “알지?”라는 말 하나만으로도 의사를 충분히 표현할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앵무새는 참으로 똑똑하다. 사람보다 낫다.

(코스피지수 주간전망)

지난주 후반에는 유럽으로부터 호재가 날아들었다. EU정상회담에서 은행권에 대한 유럽 단일 감독기구 설립을 합의하였고, 아울러 이들은 유로안정화기구(ESM)가 은행권에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도 동의하였다. 이 소식으로 지난 6월29일(금요일), 코스피지수는 개장 초의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그야말로 극적인 급등세로 돌아설 수 있었다.

EU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워낙 낮았던지라 이들이 합의를 이끌어내었다는 소식은 오히려 커다란 호재로 작용하였다. 그 덕택으로 코스피지수는 순식간에 1,850선마저 넘어섰다. 그런데다 시장은 아연 기대감으로 넘친다. 여기저기서 추가상승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더 상승할까? 물론!

그동안 주가가 며칠 하락하였는데, 그 결과 기술적지표도 바닥권이었던 터. 그런 참에 바닥에서 지수가 꽤 크게 반등하였으니 이런 상승 모멘텀이 며칠 더 이어질 수는 있겠다. 단기 기술적지표도 바닥에서 매수신호로 돌아선 상태이다. 지난주 후반의 상승세는 유지되리라 예상된다. 예를 들어 스토캐스틱. 역시 바닥에서 매수신호로 나타나고 있다. 윌리엄즈 %R 역시 꼭지에서 급강하하면서 여기가 바닥이며 그런즉 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신호를보여주고 있다. 틀림없다. 단기적으로는 상승세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앞으로도 상승세가 쑥쑥, 무한하게 이어질까? 단기적으로는 반등세가 이어질지라도 장기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달라진다. 사실을 말한다면 나의 주된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현재의 코스피지수 추세는 여전히 하락, 조정국면에 있는지라 하락추세에서 종종 반등이 나타날 수는 있을지라도 길게 본다면 역시 아직도 하락파동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나의 오랜 주장이다.

그렇게 우길만한 근거는 많다. 손쉽게 일목균형표만을 들여다보아도 된다. 현재 기준선과 전환선이 역전된 상태인데다 지수는 구름을 밑돈 상태이다. 위쪽으로 일봉기준으로는 1,920선, 주봉기준으로는 1,940선이 구름의 상단으로 저항선으로 작용하리라 예상된다. 구름 아래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섣불리 상승세를 논할 수는 없는 노릇.

따라서 1,920~1,940에 걸쳐있는 저항선을 넘어서기 전까지 나는 여전히 시장에 대한 조심스러운 입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어차피 우리는 확률이 높은 쪽으로 베팅할 수밖에 없는데 주가가 구름 아래에 놓여 있는 현실에서 아무 근거도 없이 “주가가 구름을 상향돌파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오늘은 더 길게 말하지 않으련다. 같은 말을 되풀이할 필요는 없겠다. 앵무새의 말을 빌려 짧게 내 의견을 대신한다.

“말 안 해도 알지?”

(달러-원 주간전망)

6월29일(금요일), 역시 EU정상회담 소식은 달러-원 환율에도 큰 충격을 주었다. EU가 은행권 직접지원에 합의하였다는 뉴스가 전해지자마자 달러-원이 순식간에 6원 정도 추락하는 모습을 나타내었던 것. 해외에서는 의당 유로-달러 환율이 급등하였다.

달러-원 환율이 급락하면서 차트에도 변화가 생겼다. 일목균형표를 살핀다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금요일 기준으로 구름의 하단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꼴이다. 구름의 하단은 1,144.50인데, 지난 금요일 달러-원 환율은 차트에서 기다란 장대음선을 나타내며 1,145.40으로 끝났으니 말이다. 1,145.40과 1,144.50은 불과 0.90원의 차이밖에 없다. 따라서 환율이 0.90원 정도만 더 하락하면 달러-원은 그동안 구름위에서의활보, 상승세로서의 여정을 끝내고 다시 구름 아래, 하락세로 접어들 참이다.

사실은 달러-원 환율이 굳이 0.90원 하락하지 않아도 된다. 차트를 보기만 하여도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일목균형표의 구름 하단이 지난주 금요일까지는 1,144.50이었지만 7월2일(월요일)부터는 올라가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환율이 그냥 제자리에만 있어도 환율은 저절로 구름 바깥, 구름 아래로 내려서게 된다. 당장 오늘, 즉 월요일부터 달러-원 차트에서 벌어질 광경이다.

일목균형표는 그렇다 치고 다른 기술적지표은 어떤가? 역시 같은 모습이다. MACD나 스토캐스틱 등의 지표들이 모두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의 하락을 신호하고 있다. 이래저래 앞으로 달러-원은 조금 더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그뿐인가? 또 있다. 이미 1,150원이라는 강력한 지지선도 무너졌고, 구름의 하단도 붕괴된 상태인지라 아래로 별달리 뚜렷한 지지선도 보이지 않는다. 하락세다.

다만, 이러한 하락세가 무한히 이어질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일목균형표 일봉으로는 구름이 붕괴하였지만 주봉기준으로는 여전히 달러-원이 구름 위쪽이기 때문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아직도 상승세이다.

주봉기준으로는 1,129원이 구름의 하단이다. 그게 무너져야 중장기 추세마저 하락세라고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1,129원마저 무너진다면 그때 가서 비로소 달러-원이 하락세로 바뀌었노라 인정할 참이다. 그 이전까지는 여전히 단기적인 하락에 불과하다고 말해야 그게 논리적이겠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