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일 서울채권시장은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기대 이상의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약세 흐름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정상들이 합의한 금융시장 안정책은 일단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시장의 불안을 안정시킬 조치로 평가된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원하던 요구안이 거의 모두 수용됐기 때문이다.

구제기금의 은행 직접 지원과 유로존 국채 직매입 허용, 최우선 변제권한 박탈 등 정상회의의 주요 합의안은 사실상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위한 지원책이나 다름이 없다.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 신청 공포는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주말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금리는 동반 폭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55bp 내린 연 6.3468%에 거래를 마쳤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38bp 하락한 연 5.7958%에 마감했다.

유로존 문제 해결 기대감으로 당분간 채권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정책 방향 발표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도 급속히 줄어든 상태다.

그러나 큰 폭의 금리 상승도 어려울 수 있다. 지난주 후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하루에만 4bp 올라 3.30%대를 회복했다. EU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이 채권금리에 일부 반영이 된 셈이다. 유럽 각국이 정상회의 합의안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는 동안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다.

또 다른 주요 관심사는 미국과 중국 경제의 회복 여부다. 이들 G2 국가의 경기지표는 당분간 2분기 유로존 위기 심화의 부정적 영향권에 위치할 수 있다.

채권금리의 본격적인 상승 전환을 우려하기보다는 금리 박스권을 상향 조정하는 수준에서의 전략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포지션 축소에 대한 판단은 시간을 두고 결정하는 게 좋을 수 있다는 의미다.

▲EU 금융안정책에 환호…美 주가.금리 급등 = 지난 주말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금융시장 안정대책이 마련됐다는 소식에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77.83포인트(2.20%) 상승한 12,880.09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까지 이틀 동안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보다 강력하고 진전된 방안들이 제시되면서 급등세로 출발했다.

EU 정상들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은행을 감독할 통합기구를 설립하고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유로안정화기구(ESM)를 통해 역내 은행을 직접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또 스페인에 지원하는 구제자금의 변제 선순위권을 없애 유로존 주변국 채권 투자에 대한 민간 투자자들의 우려를 다소 경감시켰다.

다만 이번 합의의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날 나온 미국의 경제지표는 예상에 부합하거나 밑도는 수준이었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 5월 미국의 소비지출은 소득 증가에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달보다 변화가 없었다. 같은 달 개인소득은 0.2% 늘어나 두 지표 모두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다.

6월 시카고 지역의 제조업 여건은 소폭 개선됐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에 따르면 6월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전월의 52.7에서 52.9로 소폭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53.0을 예상했다.

같은 달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하락해 월가의 예상을 밑돌았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전월의 79.3에서 73.2로 하락했다. 이는 작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74.3을 예상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 미국 국채가격은 급락했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7bp 이상 높아진 연 1.656%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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