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하드 브렉시트(영국과 EU의 단절) 우려에 31년만에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미리 파운드 약세에 베팅해 둔 일부 헤지펀드들이 이득을 보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까지 한 주간 헤지펀드의 파운드 매도 포지션은 10만2천964계약으로 증가해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파운드 강세에 베팅한 포지션은 4만781계약으로 한 주간 3분의 1 가량 감소했다.

지난 2일 테리사 메이 총리가 내년 3월까지 유럽연합(EU) 탈퇴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힌 영향에 4일 파운드-달러 환율은 한때 1.2737달러까지 밀려 198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EU 단일시장 교역보다 이민 억제를 중시하는 하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헤지펀드 씨-뷰의 폴 채플 최고투자책임자(CFO)는 "브렉시트 절차가 예상보다 이르고 내용도 엄격하다는 점을 시장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채플 CFO는 일부 투자자들이 파운드화 하락에 편승해 파운드 약세에 베팅하고 있으며 자신도 파운드화 약세에 베팅해 수익을 거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영국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 최근 파운드 약세 포지션을 다소 줄였다고 덧붙였다.

WSJ은 브렉시트 투표 이후 파운드-달러 환율이 1.35달러를 사수하지 못하자 매크로 헤지 펀드들이 파운드화 약세 베팅에 나섰다고 전했다.

컴퓨터 모델을 활용해 투자하는 헤지펀드들도 파운드화 약세 방향으로 매매하고 있다.

WSJ은 컴퓨터 매매에 기반하는 헤지펀드의 예상 베팅을 나타내는 소시에테제네랄의 '트렌드 인디케이터'를 보면 이들 헤지펀드는 브렉시트 투표 이후 파운드 약세 포지션을 잡아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jhmo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