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유럽의 부채 위기가 세계 경제, 특히 제조업을 본격적으로 좀먹고 있음이 확인됐다.

미국 제조업지표는 약 3년래 최악의 수준을 기록했고 신흥국이 포진한 아시아에서도 수출 주문이 크게 줄었다.

2일 발표된 지표 가운데 가장 형편없는 제조업 경기를 보여준 것은 단연 부채 위기의 본거지인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서 나왔다.

유로존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5.1로 3년래 최대 하락 폭을 보인 전달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고 11개월째 위축세를 나타냈다. 이 지역 실업률은 5월에 1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과 스페인의 제조업 활동이 약 3년 만에 가장 빠르게 위축됐고 프랑스, 이탈리아 PMI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유로존 정상들은 지난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자금 차입을 돕기로 합의한 가운데 유로존 경제지표들은 이 지역 정책 당국이 경제를 떠받치고자 해결해야 할 난제들을 부각시켰다.

PMI 가운데 고용성분지표를 보면 제조업체들의 감원이 2년 반 만에 가장 빠르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 위기로 촉발된 유럽의 경제 문제는 미국과 중국, 브라질의 제조업 경기를 휘청거리게 만들었다.

로이드 뱅킹 그룹의 지븐 롤레이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 둔화에 공통의 요인이 있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유로존은 가장 확실한 요인"이라면서 "(유럽 위기가) 신뢰도에 타격을 주고 있고 수출과 신용, 은행 대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6월 제조업 PMI는 49.7을 기록하며 2009년 7월 이래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지수는 52.0을 나타냈을 것이라던 예상치도 밑돌았다. 신규 수주와 수출 모두 급감한 것이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데일스 이코노미스트는 "제조업 PMI는 이미 경기 하강 국면에 들어선 유럽과 중국에 이어 미국 경제도 둔화하고 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중국의 HSBC 제조업 PMI는 6월에 48.2를 기록해 7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세계 2대 경제의 회복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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