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미국의 제조업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이를 경기침체라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CNBC가 2일(현지시간) 월가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제조업지표가 한번 부진하게 나온 것을 가지고 경기침체라고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잠재적으로 둔화할 수 있음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미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3.5에서 49.7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컨센서스인 52.0보다 낮은 것으로 2009년 7월 이래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밀러 타박의 피터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제조업 둔화는 (실적악화에 대해 경고한) 나이키나 포드와 같은 상황"이라며 "나이키는 지난주에 실적악화에 대해 경고했고, 포드는 유럽과 아시아 등 해외 영업부문에서 타격을 받아 2·4분기에 지난 분기보다 실적이 3배 정도 나빠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 제조업지표가 오는 6일에 나올 고용지표를 앞두고 발표된 것이라서 시장이 더욱 우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미국의 신규 고용이 10만명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PMI 가운데 고용지수는 56.6을 기록했고 생산지수는 51.0, 재고지수는 44.0으로 내려앉았다.

크레디트스위스(CS)의 조나단 바실 이코노미스트는 "신규 수주지수와 고용지수의 차이가 마이너스(-) 8.8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80년 이후 처음이다"라며 "이는 보통 기업들이 노동비용을 줄일 것이라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바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제조업지표 부진은 미국의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좀 커졌음을 뜻한다"며 "기업들이 비용절감에 나서는 등 방어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경제지표가 한번 안 좋게 나왔다고 이를 경기침체라고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덧붙였다.

MKM 파트너스의 마이클 다르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번의 경기순환주기 중 미 제조업지수가 50을 하회하고 난 후 12개월 동안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았던 횟수가 6번이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조업 지수 부진 영향으로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부크바 애널리스트는 "오는 5일에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영란은행(BOE)이 추가 부양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월말에는 Fed가 추가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세계 경기가 둔화하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문제는 어느 정도까지 둔화할 지다"라고 말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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