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금과 은 가격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와 연말로 예상되는 금리 인상을 앞두고 좁은 박스권 범위에서 '지그재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연합인포맥스가 시행한 조사 결과, 귀금속 전문가들 사이에선 금값의 상승과 하락을 점치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미국이 12월부터 금리 인상을 다시 시작하면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 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한편,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의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금 보유 매력이 높아지고 있고 안전자산 수요가 견조하기 때문에 금 가격이 지지될 것이라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비철금속 가운데 구리 가격은 내년 2분기까지 4,800~4,900달러선에서 지지될 것으로 보이고, 알루미늄은 1,600달러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산물인 옥수수와 대두도 재고 부담을 떨쳐내기 전까지 큰 폭의 반등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 금·은, 미국발 이슈에 좁은 박스권 전망

연합인포맥스의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852)에 따르면 국내외 총 24개 기관의 전문가들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이 올해 4분기에 온스 당 1,342.67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1분기에 1,351.73달러로 소폭 반등한 후 2분기에는 1,341.52달러로 하락, 3분기에 1,349.19달러로 오르는 등 1,300달러선을 지지하면서 지그재그식 패턴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은 가격은 올해 4분기 온스 당 19.24달러에서 내년 1분기 19.53달러, 2분기에 19.47달러, 3분기에 19.55달러로 19달러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금 가격은 현재와 같은 패턴을 유지하는 지루한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화 가치의 견조한 상승세는 꾸준히 금 가격을 압박하겠지만, 금 가격 하락을 막는 요인도 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은 금 가격의 낙폭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당선될지가 중요하지만, 대선이라는 이벤트 자체에 대한 경계심이 안전자산인 금의 하방 경직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0년 이후 미국 대선을 전후로 한 금 가격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손 연구원은 "금의 낮은 변동성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상대적인 매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가격 하락 위험이 있으나 유럽 선거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의한 안전자산 선호로 귀금속 투자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며 "가격 낙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 가격 전망 컨센서스 결과>









<은 가격 전망 컨센서스 결과>

◇ 구리·알루미늄, 강세 랠리 가능성 작아

비철금속인 구리와 알루미늄은 최근 금융시장에서 유럽발 리스크가 불거지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부동산 시장 과열 억제 조치로 구리 수요 모멘텀이 약화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은 톤(t)당 5,000달러를 웃도는 강세 랠리를 보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21개 기관의 전문가들이 구리 가격을 전망한 결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올해 4분기 구리 가격 평균은 4,827.33달러를 예상했다. 내년 1분기에는 4,886.14달러, 내년 2분기에는 4,997.90달러, 내년 3분기에 5,054.10달러로 좁은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구리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5,000달러에 안착하길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성기 삼성선물 연구원은 "구리 가격은 올해 4분기~내년 1분기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며 큰 폭의 반등세는 없을 것"이라며 "내년 점진적인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유럽발 리스크가 불거지는 가운데 중국 성장률의 극적인 개선이 없다면 구리 가격의 강세는 제한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에는 5,000달러 부근에서 지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알루미늄의 올해 4분기 평균 가격 전망치는 1,626.55달러로 예상했다. 내년 1분기에는 1,644.35달러, 2분기에는 1,675.00달러, 3분기에는 1,678.60달러로 1,600달러선에서 가격이 지지될 전망이다.

홍 연구원은 "알루미늄은 중국 감산 영향으로 저점을 높여가고 있지만,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중요 변수로 떠오를 것이다. 대선 결과에 따라 보호무역이 강화될 수 있고 이에 따른 중국 생산자들의 감산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옥수수·대두, 재고 부담에 뚜렷한 반등 제한적

농산물인 옥수수와 대두는 재고 부담을 떨쳐내기 전까지 큰 폭의 반등은 제한될 전망이다.

국내외 12개 기관 전문가들이 옥수수 가격을 전망한 결과, 옥수수는 올해 4분기에 평균 부셸당 354.17센트, 내년 1분기 374.50센트, 내년 2분기 384.18센트, 내년 3분기 385.36센트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대두는 올해 4분기 평균 부셸당 1,022.83센트, 내년 1분기 1,038.42센트, 2분기 1,042.27센트로 오르다 3분기에는 1,028.18센트로 하락할 전망이다.

미국의 올 시즌 옥수수 기말재고는 6,000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1988~1989년 시즌 이후 최고치다. 대두 재고도 995만t으로 예상되며 2006~2007년 시즌 이후 최고치다.

손 연구원은 "2013년 이후 미국의 옥수수, 대두 작황이 지속해서 풍년을 기록하면서 기말재고가 급증했고, 가격은 급락했다"며 "현재 전망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올 시즌 미국의 옥수수 기말재고는 2012~2013년 시즌보다 190% 많아지고, 대두는 160% 증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장능력 한계로 인해 올 연말 이후 단기적으로 재고 부담이 높아지면 곡물 가격은 다시 내림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라니냐 발생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이상기후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앞으로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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