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48.86달러 전망



(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깜짝 감산 합의에도 국제유가는 크게 오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연합인포맥스 폴에 따르면, 유가는 연말까지 48.86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9월 알제리 회동에서 감산 합의가 이뤄져 유가의 박스권 바닥이 40달러 중반대로 올라가긴 했지만, 단숨에 50달러를 돌파하긴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OPEC 회원국의 감산 합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 국내 증권사 및 해외 투자은행(IB) 가운데 유가 전망을 상향 조정한 곳은 극소수에 그쳤다.

대다수 전문가는 OPEC 회원국들이 합의를 제대로 이행할지 의문스럽다며 만약 합의가 이행되더라도 공급 과잉 문제는 별다르게 개선된 게 없어 유가가 많이 오르진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OPEC은 별도의 위원회를 꾸려 감산 실행 방법과 회원국별 감산 규모를 정한 뒤 오는 11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기총회에서 이를 최종적으로 확정할 계획이다.

◇ 유가, OPEC 합의는 현 수준 지지 역할

연합인포맥스의 컨센서스 종합(화면번호 8852)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 올해 4분기에 48.86달러로 50달러의 벽은 막힐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외 컨센서스 참여 기관 29개 중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곳은 ING은행으로 연말 40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ABN암로는 연말 65달러까지 크게 오를 것으로 낙관했다.

ING은행은 "OPEC 합의는 아직 계획 단계일 뿐"이라며 "11월 최종 합의까지 세계 원유시장은 여전히 공급 과잉 상태이기 때문에 유가가 연말까지 50달러를 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관 중 일부는 OPEC 합의 소식이 전해진 이후 유가 전망치를 소폭 상향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기관의 연말 컨센서스는 48~50달러 수준을 나타냈다.

삼성선물, 미래에셋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는 연말 유가 전망치를 모두 48.0달러로 제시했고, NH투자증권이 50달러로 예상했다.

손재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OPEC의 감산 합의로 유가가 다시 40달러 아래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는 믿음은 커졌다"며 "다만 감산이라는 큰 원칙을 발표했을 뿐 실제 감산 이행을 위한 추가 논의 과정에서는 난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계절적으로 연말 미국 원유 재고 증가도 유가의 상승을 제약할 것"이라며 "연내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이 제기되고 있어 유가가 상승추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 여건 악화로 배럴당 40달러를 방어해야만 하는 OPEC 회원국들이 유가 안정화 노력으로 하방 경직성은 강화됐다"며 "11월 회의의 결과를 확인한 이후 유가 전망을 수정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가 WTI 전망 컨센서스 결과>

◇ OPEC 회의서 국가별 쿼터 협상 쉽지 않아…내년 유가 50달러서 지지부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11월 OPEC 회의에서 국가별 쿼터를 정하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이후 쿼터를 얼마나 잘 지킬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유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컨센서스에 따르면 WTI는 내년 1분기에 50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2분기에 53.37달러, 3분기 56.03달러로 큰 폭의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OPEC 감산 합의에 가장 큰 걸림돌은 이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매일 360만배럴 규모로 생산하고 있으나 제재 이전의 수준인 400만배럴로 산유량을 회복하려는 이란이 11월 이후 생산량을 다시 축소하는 것을 동의할지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란뿐만 아니라 나이지리아, 리비아도 지정학적 리스크로 생산량이 많이 감소했기 때문에 이들도 생산량을 일부 회복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OPEC이 산유량 쿼터를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손 연구원은 "이란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도 일일 100만배럴 수준 혹은 이상의 감산을 각오해야 국가별 쿼터 설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감산 규모와 시기, 쿼터 이행 여부에 따라 유가의 상승 탄력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내년 말까지도 국제유가가 50달러를 크게 웃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다 OPEC 회원국이 감산하더라도 원유 공급량은 여전히 과잉 수준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 수요 증가율이 둔화하고 역대 최대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원유 재고 등에 의해 원유시장의 과잉공급 여건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두바이유와 브렌트유의 가격 상승 폭은 WTI보다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가들은 두바이유는 올해 4분기 평균 51.75달러에서 내년 1분기 55.63달러, 내년 2분기 57.25달러, 내년 3분기 57.63달러까지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브렌트유는 올해 4분기 평균 49.73달러에서 내년 1분기 51.38달러, 내년 2분기 54.59달러, 내년 3분기 56.69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두바이유 전망 컨센서스 결과>









<브렌트유 전망 컨센서스 결과>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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