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머니마켓펀드(MMF)에서 지난달 29일 하루만에 5조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3일 한국금융투자협회 프리시스에 따르면 MMF에서 지난달 29일 5조4천4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 2004년 자금유출입 통계를 집계한 이후 1일 순유출 규모로는 최대다.

특히 법인자금 유출이 컸다. 법인 자금은 5조2천741억원이 빠져나갔으며 개인자금은 1천300억원이 유출됐다.

개별운용사 별로는 NH-CA자산운용이 8천275억원의 최대 자금유출을 기록했다. IBK자산운용은 7천872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5천88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산은자산운용과 동부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도 4천억원 안팎의 유출을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대규모 자금 유출 원인을 계절적 요인에 있다고 분석한다. 월말과 분기, 반기말이 겹치면서 유출 규모가 일시적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신동준 금융투자협회 팀장은 "규모는 크지만 계절적 요인에 의한 유출인만큼 걱정스러운 성격의 자금 유출이 아니다"며 "각 운용사들 역시 법인자금 유출이 대부분인데 이 경우 미리 언지를 주기때문에 해당 운용사들도 크게 신경쓰지 않고있다"고 언급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최근 변동성 장세와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장 환경으로 인해 기관 투자자의 자금들이 MMF같은 단기성 자금으로의 유입이 다소 증가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 권 등에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관리 등을 위해 월말, 기말에 MMF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BNP파리바운용 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한 법인 자금은 월말에 빠졌다 월초에 다시 들어오기 마련"이라며 "MMF 자체가 실질 투자에 앞서 잠시 머무르는 곳에 불과해 운용역들 사이에서는 자금 유출이 큰 이슈가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유출된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냈다.

한 펀드 애널리스트는 "앞서 월말과 분기말이 겹쳤던 경우에도 평균 3조원 안팎의 자금이 유출됐다"며 "규모가 5조원이 넘는만큼 향후 유출된 자금의 향방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럽발 재정위기를 둘러싼 우려가 줄어들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며 "MMF를 나간 자금이 또다시 MMF로 들어오기보다는 주식형 펀드, 또는 증시로 직접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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