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00원대 후반에서 지지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대선 2차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11년 전의 음담패설 녹음 파일로 대선 경쟁에 있어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고,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도 앞으로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다며 손을 들었다. 트럼프 후보는 이대로 버림받는 것일까.

TV토론 결과는 금융시장에서 소위 '트럼프 리스크'를 해소하면서 심리적 안정감을 줬다. 외환시장은 달러 매도 요인 중의 하나로 반영했다.

그럼에도 미국내 민심이 트럼프에서 완전히 등을 돌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TV토론 이후 CNN와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57%가 클린턴이 우세한 것으로 봤다. 트럼프는 34%로 나타났다. 다른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클린턴은 47%로 트럼프 42%보다 우세했다. 그런데 여론조사 결과가 완전히 압도적인 것은 아니다. 공화당이 후보에서 등을 돌린 상황에서도 트럼프가 완패를 했다고 보기에는 이른 수치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아직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리스크가 가셨다고 해서 미국 대선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는 트럼프 후보처럼 한미 FTA를 직접 공격하지는 않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반대 등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다. 트럼프는 리스크오프, 힐러리는 리스크온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볼 수만은 없는 셈이다.

이날 서울환시에서 전일 1,110원선 아래로 하락했던 달러화는 지지력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본, 홍콩이 휴장하면서 역외 외환시장은 잠잠했다. 장후반에 유입됐던 달러 롱포지션 청산이 추세를 띨지 지켜볼 만하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이 금융시장에 어느 정도 선반영됐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급격히 롱스탑을 이어가기에는 아직 한 달 이상의 시간이 남아있다. 그렇다고 리스크 요인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어서 과감하게 숏플레이에 나서기도 어렵다. 전반적으로 달러화가 하단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노크하는 식의 흐름을 보이면서 제한적 롱플레이가 나타날 것으로 본다. 무거운 레인지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수출업체 달러 매도는 장중 달러화가 레벨을 높일 때마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화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로서는 미국 금리인상 이벤트가 살아있는 한 급하게 매도에 나설 이유는 없다.

이날 오전 11시에는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설이 예정돼 있다.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이도 예정돼 있어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완전 탈퇴) 우려가 나타날 수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강보합에 머물렀다. 달러-원 1개월물은 1,109.1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08.40원)보다 0.45원 오른 수준이다. 저점은 1,108.80원에, 고점은 1,112.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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