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엔화는 미국의 제조업지수가 부진하게 나왔음에도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호재에 따른 위험 선호심리가 시장에 여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3일 오후 3시 현재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0.27엔 오른 79.78엔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유로-엔은 0.54엔 높아진 100.55엔을 나타냈고, 유로-달러는 0.0028달러 상승한 1.2603달러에 거래됐다.

딜러들은 지난주에 EU 정상들이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유럽은행 직접지원 방안에 합의한 이후 시장에 위험 선호심리가 확산했기 때문에 미국의 6월 제조업지수가 부정적으로 나왔음에도 투자자들이 고수익통화 등 위험자산을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6월 미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의 53.5에서 49.7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컨센서스인 52.0보다 낮은 것으로 2009년 7월 이래 처음으로 50을 밑돌았다.

한 일본계 은행 통화매니저는 "아직 시장에 위험 선호심리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제조업지수 악재에도 미국증시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며 "아시아증시도 소폭 올랐다"고 덧붙였다.

도쿄-미쓰비시 UFJ 은행의 우치다 미노리 선임 애널리스트는 "안전자산으로 간주되는 엔화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 강세를 보여왔으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우치다 애널리스트는 "여기에 단기 투기세력의 엔화 매수세가 조금도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달러-엔이 80.00엔 위로 올라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딜러들은 시장의 관심이 이번 주로 예정된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와 미국의 고용지표에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우치다 애널리스트는 "ECB가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견해"라며 "ECB가 아무런 조치도 내놓지 않으면 유로화가 매도세에 시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호주달러는 호주중앙은행(RBA)의 금리 결정이 발표되기 직전 1.0283달러에 움직이다가 RBA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상승폭을 줄였다.

RBA는 이날 정례 회의에서 시장이 예상한 대로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기로 하고 통화정책이 현재 경제 여건에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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