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금융위원회의 자회사 편입 승인이 늦어지면 외환은행 인수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반면 이달 승인을 내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론스타와의 계약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김 회장은 4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이 나지 않으면 론스타와의 계약이 파기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 회장은 "2월이 지나면 실질적으로 딜이 깨진다고 봐야 한다. 다음 달이 넘으면 론스타가 계약을 연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론스타가 하나금융과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협상자를 찾아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김 회장은 "외화은행 딜이 깨질 경우 론스타가 금융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의 계약기간은 다음 달까지다. 시한이 지나도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해지하지 않는 이상 계약은 유지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2월에도 승인이 나지 않으면 론스타가 계약을 파기하고 해외자본에 외환은행을 넘겨도 어쩔 도리가 없다"고 우려했다.

금융당국은 론스타에 대한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를 판단하고 나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편입 승인은 물론 비금융주력자 판단을 언제 할지도 아직 정하지 않은 상태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판단 여부를 오는 11일 정례회의에서 논의될 계획은 없다"며 "25일에 안건이 올라올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 문제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공정제한 심사 관련 답변이 왔고 금융위도 법상 기한에 맞춰 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원칙에 따라서 절차가 진행 중이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외환은행 인수 승인에 대한)시간 끌기를 한 적 없으며 열심히 심사하고 있는데 왜 시간을 끈다고 하느냐"고 잘라 말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하나금융과 론스타 딜이 설마 깨지겠느냐"며 "김승유 회장 발언은 빨리 승인을 내달라는 '엄살'"이라고 지적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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