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혼조…엔화엔 하락, 유로엔 상승



(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전일 강세를 나타냈던 주가와 유가가 반락했다.

주가는 미 대선이 헬스케어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해 하락했다.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의 9월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약세로 돌아섰다.

국채가격은 전일 휴장으로 거래가 없었던 탓에 반영 못 했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뒤늦게 반영해 하락했다.(금리 상승)

달러화는 연준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를 하루 앞두고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를 보였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헬스케어주 급락 등에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0.38포인트(1.09%) 하락한 18,128.6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6.93포인트(1.24%) 낮은 2,136.7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81.88포인트(1.54%) 내린 5,246.7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낙폭을 확대했다.

개장전 발표된 기업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미 대선이 헬스케어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등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업종별로는 헬스케어업종이 2.5% 하락하며 가장 큰 내림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 기술업종, 유틸리티업종 등이 1% 하락하는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미 대선 2차 TV토론에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비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헬스케어주에 부담이 됐다. 힐러리는 그동안 약값 규제 등을 주장해왔다.

3분기 첫 기업 실적발표가 시장 예상을 하회한 것도 지수 하락에 일조했다.

이날 알루미늄제조업체 알코아의 실적발표로 기업 실적발표 기간이 본격화됐다.

알코아의 3분기 순이익은 1억6천6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4천400만달러 대비 증가세를 나타냈다. 주당순이익(EPS)은 33센트로 전년 동기 6센트보다 높아졌다.

다만, 특별항목을 제외한 조정 EPS는 32센트로 팩트셋 조사치인 33센트를 밑돌았다.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55억7천만달러에서 52억1천만달러로 하락했다. 팩트셋 조사치는 53억3천만달러였다.

알코아의 주가는 실적 실망으로 11% 넘게 급락했다.

트위터의 주가는 세일즈포스와 인수·합병(M&A)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에 2.5% 상승했다. 세일즈포스의 주가는 3.5% 내렸다.

애플의 주가는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배터리 발화 사태로 갤럭시노트7 단종을 결정하면서 0.22% 올랐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가격은 전일 휴장으로 거래가 없었던 탓에 반영 못 했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며 내렸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주말 대비 7/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2.6bp 오른 연 1.760%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6월 초 이후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주말보다 2.1bp 상승한 0.866%를 나타냈다. 이는 거의 4개월래 최고치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주말보다 2.7bp 오른 2.494%를 보였다.

국채가격은 세계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 정책 한계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 발언, 위험자산인 유가의 상승, 이번 주 예정된 560억달러 규모의 국채입찰 부담으로 하락 출발했다.

미 국채시장은 전일 '콜럼버스의 날'로 휴장해 주말을 끼고 사흘간 쉬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70% 반영했다. 지난 주말에는 65%였다.

독일 국채수익률이 지표 호조에 올라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의 민간 경제 연구소인 유럽경제연구센터(ZEW)는 10월 경기기대지수가 6.2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수는 지난달의 0.5를 큰 폭 웃돈 것은 물론,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5도 상회했다.

헤지펀드들과 머니 매니저들이 잇달아 국채 비중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은 연준이 장기간 저금리를 유지한 이후로 물가 기대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등장하고 있다며 세계 정부채 비중을 추가로 축소하라고 권고했다.

아시아에서도 열흘간 채권 투자금이 유출되면서 한국 원화 등의 아시아통화가 달러에 대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유나이티드네이션스페더럴크레디트유니온의 크리스토퍼 설리반은 "중앙은행들은 경기 부양적 정책의 수위를 낮추는 것에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며 "경제 성장은 세계 전체로는 환상적이지 않지만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물가 요소들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찰스 에번스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오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괜찮을 것(fine)"이라며 지난 9월 고용지표가 "꽤 좋은 숫자였다"고 말했다.

지난 7일 발표된 9월 비농업 신규고용은 15만6천명을 나타내 시장 전망치 17만명에는 못 미친 바 있다.

미 재무부는 12일 240억달러와 200억달러 어치의 3년과 10년 만기 국채를, 13일에는 120억달러 규모의 30년만기 국채를 입찰한다.

◇ 외환시장

달러화는 연준의 9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를 하루 앞두고 엔화에는 내리고 유로화에는 오르는 혼조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3.48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3.59엔보다 0.11엔(0.10%)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105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136달러보다 0.0084달러(0.76%)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4.37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5.36엔보다 0.99엔(0.86%) 낮아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1188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3593달러보다 0.02405달러(1.98%) 내렸다.

달러화는 개장 초에 최근 상승세에 따른 고점매도로 오름폭을 줄이면서 출발했다가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부각에 엔화와 유로화에 다시 상승폭을 늘렸다.

파운드화는 '하드 브렉시트' 우려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영국 자산 매각이 계속돼 달러에 하락세를 지속했다.

모건스탠리는 장기 외국인 투자자들이 영국 자산에 대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줄인 결과가 파운드화 급락과 영국 국채수익률 상승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외환 전략가들은 다음날 나오는 9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과 미 대통령 후보 간 지지율 격차 확대도 주목했다. 9월 FOMC에서 3명의 위원이나 기준금리 동결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가 2차 대선 TV토론에서 예상보다 선전했음에도 히스패닉이나 무슬림을 겨냥한 차별 발언에 따른 외연 확대에 실패한 데다 막말 수준의 여성 비하 발언이 보도됨에 따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9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이후 달러화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비둘기 발언 속에 유로화에는 상승폭을 더 확대했으나 엔화에는 반락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이날 베델 대학에서 5% 수준의 실업률은 일터를 떠났던 노동자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물가 상승률이 2%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하는 한 기준금리 인상에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유로화에는 오름폭을 소폭 더 벌리고, 엔화에는 낙폭을 소폭 줄였다.

다른 전략가들은 최근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 상승에 따른 시장의 가격 조정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는 견해도 보였다.

씨티그룹의 스티븐 잉글랜더 헤드는 9월 의사록은 12월 금리 인상을 재차 확인해줄 것이라며 하지만 금리가 미래에도 낮은 수준일 것이라는 점은 달러에 엇갈리는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더 헤드는 "기본적으로는 12월에 금리가 인상되더라도 내용은 비둘기파적일 것 같다"며 "다수의 위원이 장기 성장률의 약세와 장기 금리가 현 수준에서 많이 멀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 맞장구를 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OPEC 회원국들의 9월 산유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56센트(1.1%) 하락한 50.79달러에 마쳤다.

유가는 전일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가 OPEC 감산 정책에 동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데 따라 3%가량 급등세를 보였으나 OPEC 산유량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날 하락 전환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OPEC의 9월 하루 산유량이 16만배럴 증가한 3천364만배럴을 나타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알제리 회동에서 하루 산유량이 최대 3천300만배럴을 넘지 않는 데 합의했다. 다만 이들은 각국의 산유량 등 구체적인 사안은 다음 달 30일 예정된 OPEC 공식 회담에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OPEC 회원국들은 다음날 비회원국들과 최소 6개월 기한의 원유 생산량 제한과 관련한 논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IEA는 또 9월 세계 원유 공급이 9천720만배럴을 나타내 8월 대비 60만배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해서도 20만배럴 늘었다.

산유량 증가는 대부분 러시아의 생산 증가 때문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하루 산유량은 40만배럴 증가한 1천110만배럴을 기록했다.

IEA의 맷 패리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어떤 조치가 없어도 내년 하반기에는 원유 시장이 균형을 잡을 것이다"며 "그러나 생산량 감축이 나타난다면 이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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