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이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희박해졌지만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와 내년의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하는지를 통해 추가 금리인하를 가늠할 수 있다고 12일 진단했다.

이번 금통위가 당장 금리인하 기대감을 심어주지 못하는 만큼, 글로벌 금리 흐름에 연동하면서 장기물 부담은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수익률곡선은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본 참가자들이 많았다.

연합인포맥스 폴에 참여한 14명의 전문가들은 모두 이번달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가 여전히 금리인하를 막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후퇴했지만, 내년 상반기로 시계를 넓혔을 때는 여전히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펀더멘털의 개선 흐름이 약한 데다 구조조정 이슈,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 현대자동차 파업 등에 따른 수출 부진이 성장 하방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A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이번 달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될 것이라는 데 이의를 두는 참가자들은 별로 없을 듯하다"며 "수정경제전망이 지난 7월과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최근 현대차, 삼성전자 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성장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B 증권사 채권딜러는 "하반기에 삼성전자, 현대차 이슈에 태풍피해 등 악재가 있어 올해 뿐만 아니라 내년 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재 내년 성장률 전망치가 2.9%인데, 하향 조정 여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최근 발표한 미니부양책 등이 하방리스크를 상쇄하면서 성장률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C 증권사 채권딜러는 "최근 한은 국정감사나 이주열 총재 발언 등을 종합했을 때 금통위가 매파적으로 들릴 수 있어, '롱' 쪽으로는 기대할 게 없을 듯하다"며 "최근 내부 악재가 터지고 있지만 유가 상승이나 추경효과 등으로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번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단서를 찾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심리 악화가 이어지면서 장단기스프레드는 확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A 딜러는 "금리 레벨은 어느 정도 올라오면서 매수가 붙을 수 있겠지만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된 데다 내년에도 금리인하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장기물 부담으로 연결되며 커브가 스티프닝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B 딜러 역시 "수급적, 심리적 측면에서 장기물이 좋아 보이지는 않기 때문에 금리가 하락하면 포지션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며 "외국인이 국채선물 매도세를 이어가는지 등도 확인해야 하고, 심리가 돌아오는지 등도 봐야한다"고 말했다.

D 은행 채권딜러는 "미국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기 때문에 한국 역시 큰 흐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외국인이 최근 10년 국채선물을 계속 순매도하고 있어서 외인 동향이 수익률곡선 흐름에 중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