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에서 상승 흐름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달러화가 3거래일 만에 27.50원 급등하면서 숨고르기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장중 1,130원대가 유지되기 보다는 무거운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2개월 여간 유지돼 온 레인지 장세가 뚫리면서 주춤했던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도 나올 수 있다.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의 얼마나 집중될 지 여부는 주목 대상이다. 최근 수출업체들의 상황은 그다지 편치 않다.

조선업체의 수주절벽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외환시장에서의 주된 달러 공급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간 네고물량은 꽤 견조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굵직한 수출대기업 만으로도 달러 매도 물량은 많았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삼성전자가 갤노트7을 단종하기로 하면서 막대한 손실을 볼 처지이고, 현대차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기업의 외화예금은 570억달러에 육박한다. 한은이 집계한 지난 8월 기준 거주자 외화예금 중 기업예금은 569억9천만달러였다.

달러를 팔자고 하면 기업들이 팔 여력은 충분하다. 그럼에도 연말 미국 금리인상을 바라보는 시점에 달러를 적극적으로 팔기는 쉽지 않다.

원화 펀더멘털을 뒷받침하던 수출 호조와 경상수지 흑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흑자 행진이 고비를 맞이하는 수준은 아니라 하더라도 고공행진에 조금씩 브레이크가 걸리는 것은 분명하다.

전일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종전의 2.9%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하면서서울환시에는 달러 매수를 촉발했다.

이와 함께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는 연간 800억달러 내외로 올해 연간 970억달러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1,130원선에서 상승세가 다소 조정될 전망이다.

수출업체는 지난주 1,110원대였던 달러화가 1,130원대로 올랐으니 더할나위 없이 좋은 매도 타이밍이다. 사흘간 삼성전자 갤노트7 사태로 롱플레이에 나섰던 시장 참가자들도 주말을 앞두고 롱포지션에 대한 차익실현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1,120원대 중후반에서 저점 매수가 유입되면서 달러화가 다소 지지될 수 있다. 숏플레이에 나설 만한 변수는 아직 많지 않아서다.

오전장에 발표되는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고시환율이 오른다면 달러화 저점 매수가 일어날 수 있다. 전일 중국의 수출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데다 최근 위안화 환율은 6.7위안 레벨을 훌쩍 넘어선 상태다.

또 눈여겨 볼 점은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임박했다는 점이다. 최근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외환당국 입장에서는 매수 개입보다 매도 개입에 주력할 시점이었다. 게다가 외환당국은 일방향 개입의 꼬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으로 선정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30.55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0원)를 고려하면 전일 현물환종가(1,135.90원)보다 5.65원 내린 셈이다. 저점은 1,130.00원에, 고점은 1,136.00원에 거래됐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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