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미주 본부 = 14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미국 국채가격은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비둘기 발언에 수익률곡선 스티프닝 거래가 확산해 장기물 위주로 내렸다.

달러화는 중국발 세계경기 둔화 우려가 가시면서 엔화에 대한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가 약해진 데다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계속돼 올랐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을 소화하면서 소폭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미국 원유채굴장비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하락했다.

옐런 의장은 보스턴 연준이 주최한 콘퍼런스를 위해 준비한 연설문에서, 부진한 성장률을 살리기 위한 일시적인 경기 과열은 괜찮다고 옹호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연설은 옐런 의장이 경제활동참가율의 하락, 기업투자 저하 등의 경기 회복을 둔화하는 장기 요인들을 되돌리고, 경제가 더 추진력을 얻게 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겠다는 생각에 공감을 표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는 곧 앞으로 몇 달간 매우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의미하는 셈이라며 전체적으로 시장 분석가들은 이날 옐런의 연설 내용을 '비둘기'적으로 해석할 것 같다고 WSJ은 진단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73%로 최근의 변동 폭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미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경제가 연준의 완전 고용과 물가 목표에 도달하고 있다며 12월에 훨씬 높은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로젠그렌은 실업률이 너무 떨어지는 것을 우려한다며 이는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게 할 수밖에 없어 경기 회복 기간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다음번 인상은 연말쯤에 올 것 같다며 "연준은 통화정책을 긴축하려는 시점을 향해서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고 발언했다고 WSJ이 보도했다.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도 영국의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물가가 목표치를 소폭 웃도는 것을 감내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호조 였지만 속내용은 시비거리를 제공했다.

미 상무부는 9월 생산자물가(PPI)가 전월 대비 0.3%(계절 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 0.2% 상승을 상회한 것이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9월 근원 생산자물가는 0.2% 올랐다. 애널리스트들은 0.1%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9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자동차와 휘발유 판매 호조로 전월 대비 0.6% 늘어난 4천598억2천만달러(계절 조정치)를 보였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0.7% 증가를 밑돈 것이지만 WSJ 조사치에 부합한 것이다.

미시간대에 따르면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의 91.2에서 87.9로 하락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91.7을 밑돈 것이며 2015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향후 12개월 동안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전월과 같은 2.4%를 나타냈으나 5-10년 동안 기대 인플레율은 전월의 2.6%보다 하락한 2.4%였다.

지난 8월 미국의 기업재고는 소매업체들이 애초 예상보다 많은 재고를 쌓은 데 힘입어 예상치를 웃도는 증가세를 보였다. 8월 기업재고가 증가함에 따라 3분기 성장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 상무부는 8월 기업재고가 0.2%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 조사치 0.1% 증가를 웃돈 것이다.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은 9월 소매판매 내용을 반영한 결과 자체적으로 만든 경제성장률 추정 모델인 'GDP 나우(now)'가 3분기 미국의 성장률을 기존의 2.1%에서 0.2%포인트 낮은 1.9%(연율 기준)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44포인트(0.22%) 상승한 18,138.3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3포인트(0.02%) 오른 2,132.9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83포인트(0.02%) 높은 5,214.16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강세 흐름을 이어갔지만, 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JP모건체이스 등 주요 은행들의 실적과 경제지표, 연준 위원 연설 등을 주목했다.

업종별로는 기술과 소재, 산업, 금융 등이 상승한 반면 에너지와 헬스케어, 부동산, 통신, 유틸리티는 내렸다. 업종별 등락폭은 1% 미만에 그쳤다.

대형 은행들의 주가는 이날 시장 예상을 상회한 실적을 발표한 후 강세를 보였지만 장중 상승 폭을 줄이거나 하락 전환했다.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의 주가는 올해 3분기 순익과 매출이 감소했으나 예상치를 상회했다. 주가는 장중 2% 가까이 올랐으나 장중 하락 전환해 0.3% 내림세로 거래를 마쳤다.

씨티그룹의 주가도 3분기 매출과 순익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월가의 전망치를 웃돌아 0.3% 올랐다. 트레이딩과 투자은행 부문의 매출이 증가하고 비용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 기준 미국 3위 은행인 웰스파고도 올해 3분기 순익과 매출이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주가는 0.09% 내렸다.

트위터의 주가는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가 인수 가능성을 배제한 데 따라 5% 하락했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5% 넘게 올랐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대체로 호조를 보였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여전히 옐런 의장 발언을 소화하는 과정에 있다며 일각에서는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 인상 의지를 직접 비치지 않은 탓에 12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진단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3.42% 내린 16.12를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가격은 전장 대비 15/32포인트 내렸고, 수익률은 5.3bp 오른 연 1.792%에 거래됐다. 6월2일 이후 최고치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에서 변동 없는 0.838%를 나타냈다. 2년물은 한 주간으로도 변동이 없었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8.1bp 높은 2.553%를 보였다. 이는 5주래 일중 최대 오름폭이며 지난 6월23일이후 최고치다. 이번주에 8.5bp가 올랐다.

국채가격은 개장초 중국 물가지표 상승 탓에 하락세로 출발한 후 소매판매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며 엎치락뒤치락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777%까지 상승했다가 1.760%로 낮아졌다.

중국의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55개월 만에 전년 대비 상승세를 나타내, 전일 수출입동향 악화로 확산한 중국발 세계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웠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져 10년물 영국 국채수익률은 8bp 오른 1.102%를 보였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0.2% 하락이었다. 지난 9월 미국의 PPI도 연료유와 신선 야채 상승에 힘입어 오름세를 나타냄에 따라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폭이나마 강화되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자율 전략가들은 생산자물가 상승에도 국채 매도세가 강해지지 못한 것은 소매판매의 내용이 안 좋았기 때문이라며 국내총생산(GDP) 계산 시 반영되는 소매판매 세부내용은 예측치 0.4%에 못 미친 0.1% 상승에 그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오는 28일 발표되는 3분기 GDP를 끌어내릴 수 있다.

3분기 GDP는 지난달 초만 해도 3% 중반대를 넘는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경기 성장에 가속도가 붙는다는 장밋빛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안 린젠 전략가는 GDP와 관련된 소매판매 증가가 미진한 것은 3분기 GDP 전망치에 영향을 확실히 줄 수밖에 없다며 'GDP 나우'가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이후 10월 미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부정적 경제 전망과 11월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예상 밖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일 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지만, 오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둔 경계로 국채가 낙폭 축소는 제한됐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반은 미시간대가 조사한 물가 전망은 연준 정책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이는 연준이 통화긴축의 연기를 주장할 근거를 준다고 진단했다.

국채가는 오후 들어 옐런 의장의 연설이 느린 통화정책 정상화를 예고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단기물을 매수하고, 장기물을 매도하는 수익률곡선 '스티프닝' 거래를 활성화해 장기물 위주로 낙폭을 다시 확대했다.

10년물 수익률은 오전의 고점을 갈아치웠다.

전략가들은 옐런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 12월 금리 인상도 '아슬아슬하다'는 해석을 낳게 했다며 이 점이 수익률 곡선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현재 수익률곡선이 2007년 이후로 가장 평탄해진 데다 이날 PPI 등 물가지표가 최근 소폭씩 오르는 양상이라며 수익률곡선 스티프닝에 베팅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10년과 2년만기 국채수익률간 차이는 95.4bp로 전일의 90.1bp에서 상승했다.

캐피톨시큐리티즈매니지먼트의 켄트 엔젤크 수석 전략가는 "채권시장은 연준이 물가가 먼저 오르고 난 후에야 움직여서, 금리를 예상보다 더 빠르게 오르게 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엔젤크 전략가는 2년물 수익률은 많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이는 12월 금리 인상 기대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라 놀랍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물가와 경기가 과열되도록 놔두겠다는 중앙은행 총재의 발언은 영국에서도 나왔다.

한편 펀드 추적기관 리퍼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 12일로 끝난 주간에 미국 채권펀드와 국채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3억8천460만달러의 자금을 찾았다. 10월 들어 현재까지 4억1천1400만달러가 유출돼, 5개월래 처음으로 월간 순유출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는 아직 90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늦게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4.14엔을 기록해 전날 뉴욕 후장 가격인 103.67엔보다 0.47엔(0.45%)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0971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053달러보다 0.0082달러(0.74%) 내렸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14.68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14.61엔보다 0.07(0.06%) 높아졌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파운드당 1.2181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2513달러보다 0.00699달러(0.57%) 밀렸다.

달러화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대선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된 데다 예상 밖으로 중국 물가지표가 반등한 덕분에 안전자산인 엔화에 대한 선호가 약해지며 엔화와 유로화 등에 상승 출발했다.

중국의 9월 PPI가 55개월 만에 전년 대비 상승세를 나타내, 전일 수출입동향 악화로 확산한 중국발 세계경기 둔화 우려를 잠재웠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9월 P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는 PPI는 0.2% 하락이었다.

하지만 중국 경기 둔화와 위안화 약세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계속됐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파운드화 약세가 아니라 디스인플레이션을 세계에 수출하는 위안화 약세를 주목해야 한다며 중국 당국이 주택시장 거품을 억제하고 있어서 중국 경제는 앞으로 6개월간 눈에 띄게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파운드화는 영국의 8월 건설지표가 1.5% 감소하면서 '하드 브렉시트' 우려 재점화로 달러에 다시 내렸다.

모건스탠리는 파운드화의 내년 1분기말 전망치를 기존 1.27달러에서 1.15달러로 낮췄다. 내년말 전망치도 1.35달러에서 1.22달러로 조정했다.

매파 연준 위원의 발언에다 예상을 웃돈 미국 PPI와 전망에 부합한 소매판매가 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기대를 높였으나 오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연설을 앞둔 경계로 달러의 추가 오름폭은 제한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이코노미스트들은 소매판매의 헤드라인 숫자는 좋지만 내용이 안 좋다며 국내총생산(GDP) 계산시 반영되는 소매판매 세부내용은 예측치 0.4%에 못 미친 0.1% 상승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이는 오는 28일 발표되는 3분기 GDP를 끌어내릴 수 있다.

이후 10월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부정적 경제 전망과 11월 대통령 선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예상 밖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일 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아, 엔화에 대한 달러 오름폭을 줄였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발언에서 연내 금리 인상에 관한 명시가 없었지만, 12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높게 유지된 영향으로 유로화와 파운드화에 오름폭을 확대했다. 엔화에는 오전에 줄였던 오름폭을 소폭 만회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9센트(0.2%) 하락한 50.35달러에 마쳤다. 다만, 유가는 주간 기준으로 1.1% 상승했다.

유가는 주간 미국 원유 재고가 증가한 데다 원유 채굴장비수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이날 하락 압력을 받았다.

베이커휴즈는 주간 미국의 원유채굴장비 수가 4개 증가한 432개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채굴장비수는 지난 7주 연속 늘었으며 16주 동안 15주 증가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천연가스를 포함한 총채굴장비 수는 15개 늘어난 539개를 기록했다.

채굴장비수가 증가한 것은 미국 원유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유가에 악재가 된다.

전일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주간 원유재고가 증가했다고 밝힌 것도 투자 심리에 부담이 됐다. EIA는 주간 원유재고가 490만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EIA에 따르면 정유사들의 주간 설비가동률은 전주 88.3%에서 85.5%로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은 지난달 알제리에서 하루 원유 생산량을 3천250만~3천300만배럴로 줄이는 안에 합의했으며 오는 11월 각 산유국의 산유량을 구체적으로 정할 예정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러시아의 참여가 없다면 감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1일 유가는 러시아의 감산 동참 가능성에 3.1% 급등해 지난해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는 OPEC 회원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원유 생산 제한을 위해 유가를 50~60달러선으로 유지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RBC 캐피털의 헤리마 크로프트 매니징 디렉터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과 러시아는 유가 50~60달러 선이 미국의 전체 셰일 생산을 재개시키는 데 충분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로프트 디렉터는 이 국가들은 "유가 70~80달러선을 목표로 하고 있지 않다"면서 "미국의 셰일 생산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liber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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