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건설업계는 채권단의 협조에 따른 착실한 사업구조조정과 적극적인 수주활동이 뒷받침된다면 워크아웃 건설사의 회생도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고 전망했다.

작년 6월 워크아웃을 졸업한 이수건설 사례는 적극적으로 사업구조조정을 한 결과다.

이수건설은 워크아웃 착수 이후 75%에 이르던 주택사업 비중을 29%로 대폭 줄이고 공공발주 토목공사와 플랜트 등에 집중하는 한편 대주주 보유지분 무상증여, 보유 부동산 매각, 그룹 유상증자를 실시해 워크아웃 개시 전 3천255%이던 부채비율을 118%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건설업계는 이수건설처럼 워크아웃 기업들이 살아남으려면 일반 건축공사 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신용도가 낮은 워크아웃 기업으로서는 민간 공사 수주가 어려워 공공입찰 중심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 분야의 일반건축 공사는 경쟁률이 보통 수백대 일을 넘어 수주도 어렵고 회사의 이익으로 돌아오는 것도 작다.

또 최근 채권단의 자금지원을 받는 데 성공한 남광토건처럼 특수공사를 중심으로 활발히 수주활동을 펼치는 경우도 있다.

이 회사의 허철영 상무는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핸디캡이 있긴 하지만 남광토건이 기술력을 인정받는 철도, 항만, 플랜트, 대형터널, 특수교량을 중심으로 활발히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어렵게 자금지원을 결정한 채권단에 좋은 실적으로 화답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특수공사는 실적 보유 업체가 20여 곳을 넘지 않아 수주 가능성도 크고 수익률도 좋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건설업계에서는 사업구조조정과 함께 신규 사업에 대한 자금지원도 이뤄져야 워크아웃의 성과가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조정에 들어가도 기본적인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제조업과 달리 건설업은 사업장을 매각해버리면 수익을 올려 현금흐름을 개선할 방법이 없다.

현행 구조조정을 회생절차가 아니라 청산절차라고 건설업계에서 비판하는 이유도 매출을 올릴 신규 사업 개설은 반대하면서 자산 매각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제조업체에 공장을 팔고 수익을 올리라고 할 수 없듯이 건설업체는 신규 사업장이 없으면 살아날 방법이 없다"며 "성공적인 워크아웃을 위해서는 수익성 있는 프로젝트나 사업분야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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