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년이면 범금융권 신년 하례회가 열린다.

은행과 증권, 운용 등 금융업계는 물론,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거물급 인사들이 총출동해 서로 인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자리다.

금융권 최대 `이슈 메이커'들이 모이는 만큼 최근 이슈를 한눈에 보기에도 좋은 기회다.

실제 지난 4일 열렸던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외환은행 인수 승인, 우리카드 분사, KB금융 배당 등 `핫'한 이슈와 관련한 지주 회장들의 언급이 이어졌다.

은행업계가 적극적으로 자기 목소리를 냈던 것과 달리 증권, 운용업계는 `되도록이면 말 안하기'에 급급했다.

지난해 저조한 펀드 운용실적으로 최근 박현주 회장이 직접 투자자에게 사과편지를 게재한 미래에셋의 경우가 그렇다.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과 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앞으로 계획에 대해 "올해는 고객 돈 잘 벌어 드리는 수밖에 더 있겠냐"고만 했고 다른 말을 아꼈다.

최근 그룹의 전격적인 인사로 증권사에서 운용사로 자리를 옮긴 박준현 삼성자산운용 사장은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황급히 자리를 떠났다.

박 사장은 인사 당시 지난해 삼성증권의 실적 부진으로 계열 운용사로 물러나게 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았다.

떠나는 박 사장을 잡고 한 운용사 대표는 "운용업계에 오신 것 환영한다"며 "이제 대표님하고 경쟁해야 하는 겁니까"고 말했지만, 그는 대답이 없었다.

한때 유력한 금투협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임기영 대우증권 사장과 황성호 우리투자증권 사장은 마음을 비웠는지(?) 나란히 서서 담담히 대화를 나눴다. 두 사람은 현재 금투협 회장 출마 생각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해 임기가 끝난다.

다만 황 사장은 금융위 한 고위 관계자에게 우리투자증권의 주력인 헤지펀드 시장에 대한 생각을 풀어놨다. 시장 발전을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였다.

다들 `눈도장 찍었으니 됐다'는 분위기가 역력했지만, 열심히 돌아다니는 사장이 있었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유독 행사 내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열심히 인사를 했다. 그는 현직 대형 증권사 사장 중 유일하게 금융투자협회장 후보로 뛰는 인물이다.

금투협 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0일까지 후보자 지원접수를 받고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심사를 통해 추천후보자를 최종 결정한다.

금투협으로 가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아직은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기만 했다.

`마당발'로 통하는 노치용 KB증권 사장이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을 자신의 지인들에게 소개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신은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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