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사장은 보이차 마니아다. 전 직장인 교보증권의 김해준 대표를 통해 보이차를 접한 후 사무실에서는 보이차만 마신다.
"보이차는 100도에서 가장 맛있다" 등 차에 대한 식견도 전문가 못지않게 해박하다.
무엇보다 최 사장의 보이차 사랑이 회자되는 건 사무실을 찾는 사람들에게 직접 차를 끓여주기 때문이다.
외부 손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직원들에게도 마찬가지여서, 최 사장은 하루 두세 차례 직원들과 보이차를 마시며 회사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눈다.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면 분위기가 편안해져 직원들에게 실적 압박을 하기 보단 서로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회사 일로 시무룩해 있는 직원에게 최 사장이 보이차를 마시자고 권하며 다독인 일도 있었다.
직장 생활하면서 사장이 끓여주는 차를 마셔본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 때문인지 KTB투자증권으로 옮긴 지 몇 달 지나지 않은 최 사장이 KTB투자증권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인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여의도에서 소통 경영을 보여주는 이가 또 있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이다. 그는 주기적으로 임원급부터 사원까지 한 자리에 불러모은 '직급 파괴' 회의를 연다.
이 '직급 파괴 회의'에서는 사원급에게도 발언권이 주어진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원이 사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 회의에서는 가능하다.
해당 사안을 직접 담당하는 실무자가 그 분야에 대해 가장 잘 안다는 권 사장의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당 사안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논리적으로 설명한다면 직급이 낮은 직원의 의견이라도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소위 '위에서 까라면 까던' 상명하복식 경영문화는 이제 옛날이야기"라며 "사회 분위기도 바뀌었고, 젊은 사장도 늘면서 여의도에서도 경영진이 직원들과 소통 경영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증권부 김지연 기자)
jykim@yna.co.kr
(끝)
김지연 기자
jy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