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중국 위안화가 본격적인 국제화 시대를 맞았다. 10월 1일부터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에 편입됨에 따라 미국 달러화, 유로화와 함께 세계 3대 통화로 부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중국은 전 세계적으로 위안화의 거래를 늘림으로써 명실상부한 기축통화로 자리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위안화 국제화는 중국 시장이 더 개방됨을 의미한다. 중국은 후강퉁(홍콩과 상하이증시 연계투자)에 이어 선강퉁(홍콩과 선전증시 연계)을 11월 중순께 시행함으로써 주식시장 개방의 폭을 더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나라와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거래를 늘릴 것이며, 자본거래와 외환거래 개방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외국인들의 중국 시장 투자 역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 주목해야 할 것은 위안화가 국제화됨으로써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수출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비중이 늘어날 것이고, 중국 자본의 유입이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우리는 차이나 머니의 국내 상륙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위안화 국제화를 계기로 그 강도가 더 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은 이미 제주도의 많은 부동산을 사들였고, 홍대입구와 마포, 강남 등 서울 중심가에서도 입질을 활발히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M&A(기업인수ㆍ합병) 시장에 등장하는 매물에도 군침을 흘린다.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작년 한 해 동안 중국의 한국 기업 M&A 건수는 33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텐센트, 알리바바 등 중국의 유력 기업들이 한국의 ITㆍ게임ㆍ엔터테인먼트 업체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했다. 금융 부문에서도 중국 자본이 우리 M&A 시장을 휩쓸다시피 한다. KDB생명 입찰에서 중국계 자본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작년에 매각된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도 모두 중국 자본의 손에 넘어갔다.

중국인들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자본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그들의 타깃은 주로 부동산과 기업 등 실물자산이다. 뉴욕과 런던 등 세계 중심지의 건물들을 쓸어담고 있다. 중국의 M&A 열풍은 1980~90년대의 일본과 비교할 수 있다. 당시 일본은 미국의 록펠러센터와 컬럼비아 영화사,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인수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엔화가치가 뛰면서 해외자산을 상대적으로 싸게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과 현재 중국의 경제여건과 상황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무역수지 흑자와 통화가치 상승으로 인한 M&A 활성화라는 점에선 유사한 점이 있다. 중국 위안화 가치가 SDR 편입 이후 주춤거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서 향후 중국의 M&A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정학적으로 가까운 우리나라의 기업과 부동산은 중국 자본의 M&A 집중타깃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경제부장)

jang73@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