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떨어지고 있다.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만장일치로 동결됐지만 채권시장은 내년 상반기에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은은 내년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채권시장은 경기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17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린 날,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3bp, 10년물은 5.2bp 하락했다.

한은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7%로 지난 7월 전망에서 유지했다. 내년 성장률은 2.8%로 직전 전망치인 2.9%에서 0.1%포인트 내렸다.

금통위가 끝난 후 발표된 증권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망을 제시한 증권사 14곳 중에서 금통위가 채권금리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재료로 해석한 기관은 4곳에 불과했다.

한은이 경기를 다소 낙관적으로 전제하고 있다는 이유로 채권시장은 한은의 전망을 '디스카운트'해서 받아들이는 셈이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한은은 올해 한국이 3.2%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2.7% 성장도 낙관적이라는 시각이 제시되고 있다. 1년 만에 성장률 전망이 0.5%포인트 낮아졌다.

내년 전망도 장밋빛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이 전망한 내년 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수출 개선세가 이어져야 하는데, 현재 대내외 여건은 녹록지 않다는 논리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15~0.2%포인트 낮추는 재료라고 분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4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성장률 전망은)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가급적 객관적으로 전망하려고 내놓은 숫자다"면서도 "전망할 때는 아무래도 정책당국이기도 해서 가장 나쁜 최악의 상황을 가급적 상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내년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는지와 관계없이 성장률 하락에 따른 금리 인하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금통위에서의 경제전망이 대체로 낙관적이라는 인식 때문에 추가 하향 조정할 것을 선반영하는 데다, 최근 발생한 삼성전자 악재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은의 성장률 전망의 신뢰성이 떨어졌다"며 "최근 미국 금리가 1.8%까지 오르는 등 글로벌 금리상승과 비교했을 때 한국 금리상승은 더딘 편이다"고 말했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한은 전망이 대부분 추가 하향조정으로 연결되면서 시장의 신뢰성을 잃었으나 적어도 연내 동결 의지는 분명히 했다"며 "국내 통화정책이 채권시장에 우호적이긴 어렵겠지만, 내년 2분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있어 시장기대가 살아있는 한 금리반등 시 저가매수 관점이 유지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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