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최근 단기 유동성을 대거 공급해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린 지난 5월에도 똑같은 방법을 쓴 적이 있어 지준율 인하 전망에 힘이 실린다는 설명이다.

WSJ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지난 3일 환매조건부채권(RP, 레포) 매입을 통해 거의 반년만의 최고치인 1천430억위안(약 25조5천억원)의 단기 자금을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지난주에는 두 차례의 RP 매입으로 1천250억위안을 시장에 뿌렸다.

이에 따라 단기 자금시장의 사정을 가늠하는 척도로 쓰이는 은행 간 7일짜리 RP 가중평균금리는 지난주 4.00%에서 이날 3.87%로 하락했다.

홍위안증권의 아담 첸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기업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7일짜리 RP 금리를 3% 밑으로 내려가게 하려는 것 같다"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지준율도 다시 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널은 인민은행이 지난 5월12일 마지막으로 지준율을 내리기 2주 전에도 똑같은 방법으로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강조했다.

또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50.2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를 보이는 등 경제둔화 신호가 늘고 있을 뿐 아니라 지준율 인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관영 중국증권보는 지난 3일 1면 사설을 통해 "경제가 더 둔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다시 내릴 때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저널은 시장 일각에서는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지준율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또 내리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5월에 이어 네 번째 인하가 된다.

중국은 올해 들어 RP 매입을 유동성 공급 수단으로 자주 활용하고 있다고 저널은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1996년 공개시장조작을 처음으로 시작한 이래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안정증권 발행이나 RP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데 치중했었으나, 올해 들어 유동성 공급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저널은 성장 둔화에 더해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꺾여 자본이 외국으로 빠져나가자 인민은행이 이 같은 방향을 택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인민은행은 상반기에 49개 프라이머리딜러(PD) 기관으로부터 7차례 RP를 매입해 6천610억위안의 단기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는 과거의 RP 매입 금액을 전부 합한 것보다 많은 수치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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