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중국 당국이 한국으로 가는 관광객 수를 제한하겠다고 밝히자 국내 소비재 업종 주가가 떨어지고, 실적에 대한 우려까지 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발표로 받을 영향을 반영한 주가보다 현재 주가가 훨씬 하단에 있어 추가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호텔신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회사는 중국 당국의 이번 정책 발표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호텔신라는 면세점 매출 비중 중 중국인의 비중이 65%에 이르고 면세점 영업이익이 전체 영업이익의 90%를 차지한다.

LG생활건강의 면세점 이익 비중은 30%, 아모레퍼시픽은 35%에 이른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중국인 고객의 매출 비중이 면세점 전체의 80% 수준이다.

이 때문에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전일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보다 7.12% 하락한 34만5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02% 내려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LG생활건강(-8.34%), 아모레G(-9.03%), 한국화장품(-8.47%), 코스맥스(-8.49%), 토니모리(-7.94%) 등 다른 화장품 종목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코스맥스와 한국콜마홀딩스(-11.34%)는 장중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호텔신라도 6.94% 급락했고 또 다른 면세점, 호텔 종목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2.99%), 신세계(-6.02%) 등도 약세였다.

성준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내달부터는 중국인 입국자 수 증가에 대해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추가로 정부 규제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관광객과 직접 대면해 소비되는 업종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 업종의 주가도 이미 정책을 반영한 것 이상의 수준으로 내려온 데다 다른 실적주까지 투자 심리 위축에 내렸기 때문에 추가로 하락하긴 어렵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드(THAAD) 영향은 7월 이후로 실적과 주가에 반영됐고 이번 지침에 의한 정도는 오히려 최악의 경우보다는 양호하다"며 "브랜드력에 별 문제가 없다면 막연한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은 저점 매수 기회다"고 진단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커와 무관하거나 영향이 미미한 업체도 8% 내외로 주가 조정을 받았다"며 "시장이 추가 정책 리스크를 반영했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성장 여력이 높은 업체 관심을 둬야 한다"고 전했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지노, 면세, 유통업체, 화장품 등은 센티멘트 악화에 따른 주가 약세가 불가피하다"며 "이에 아웃바운드 매출 비중이 85% 이상인 여행주, 특히 면세점 사업이 없는 모두투어나 인바운드 시장과 별 상관없는 음원주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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