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ECB가 은행감독 기구의 역할을 하면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역내 은행의 직접 자본확충을 위한 단일한 감독 제도를 마련하기로 합의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히면서도 "강력한 보호막 없이 ECB가 은행들의 감독을 맡으면 신뢰도가 훼손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감독 업무는 통화정책과 완전히 분리돼야 한다"며 "두 가지 업무가 혼동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에 대한 결정이 어떻게 나던 ECB는 명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효율적이고 엄격하고 독립적인 방법으로 미래의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회원국 중 14개국 중앙은행이 은행들을 감독할 의무가 있는데, 시장에서는 ECB가 은행 감독 업무를 떠맡는 것이 가장 논리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ECB가 감독기구 역할을 하면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중앙은행의 역할과 충돌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CB가 은행들을 감독하다가 문제점을 발견한다면 유로존 은행들에 대출을 늘려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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