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회장이 마주한 포스코의 '잃어버린 5년'
전임자인 정준양 회장이 남기고 간 포스코는 잇따른 인수ㆍ합병(M&A)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정 회장이 철강 경쟁력을 강화하기보다는 다른 사업군에서 성장동력을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대우) 등 11개의 M&A를 단행했다. 정 회장이 취임할 때 36개였던 포스코의 계열사는 2012년 71개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크게 약화했다.
2010년 포스코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8조6천89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2013년 5조7천817억원으로 거의 삼 분의 일 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26조3천억원으로 7조원가량 늘었다.
이른바 '문어발식' 확장으로 체력이 악화한 포스코를 국내외 신용평가사는 차갑게 평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012년 'A'에서 'BBB+'로 두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도 같은 해 'A3'에서 'Baa2'로 떨어뜨렸다. 이에 국내 신평사도 최고 등급인 'AAA'에서 'AA+'로 낮췄다.
이 때문에 포스코 내부 일각에서는 정 전 회장의 재임 기간을 '잃어버린 5년'으로 평가한다.
◇ 철강 본원의 경쟁력 회복할 것…재무구조 개선 박차
권오준 회장은 취임하고서 '내실 있는 성장'을 기치로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98건의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지난 분기에는 포스코TMC와 SPFC를 포스코P&S에 붙였다. 중국과 일본에 있는 가공센터도 합쳐 철강사업의 구조를 혁신했다. 포스코는 오는 2017년까지 목표한 149건의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부실 계열사에 대한 지원도 중단했다. 이에 포스코플랜텍은 워크아웃, 포스코LED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기간 포스코가 인수한 것은 동양파워(현 포스파워)로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낼 수 있는 회사였다.
수익성 극대화는 주로 철강 부문에서 이뤄졌다. 영업이익률이 15~20%에 달하는 월드 프리미엄(WP) 제품의 판매량은 403만8천t으로 늘었다. 판매 비중은 48.1%에 달한다.
차별화한 제품으로 승부를 본 포스코의 수익성은 좋아졌고, 그 결과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9월 말 기준 70.4%로서 IFRS 회계 기준을 도입한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별도 부채비율도 16.9%로서 창사 후 가장 낮다. 보유현금이 순차입금보다 많아지면서 사실상의 '무차입경영'을 구현하고 있다.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아직 권 회장이 취임 후 세운 목표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기업설명회에서 2016년까지 포스코의 매출을 78조원, 영업익을 5조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3분기까지 포스코의 매출은 38조원, 영업익은 2조4천억원 수준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26일 "포스코대우와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 대형 계열사 간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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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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